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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우드사이드에 위치한 파이롤리 에스테이트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양국 정상이 만난 것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이후 처음이다.
올해 2월 정찰 풍선 사태를 계기로 크게 악화했던 미·중 관계는 이후 수차례 고위급 회담을 이어가며 대화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에 미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 주석이 약 6년만에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양국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개회사를 통해 “우리는 경쟁이 갈등으로 치닫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시 주석도 “미·중 경쟁이 충돌로 비화하면 안 된다”고 화답했다.
4시간 가량의 회담을 통해 양국 정상은 군사 대화를 재개하고 마약 ‘펜타닐’ 원료를 차단하기로 합의했다. 인공지능(AI)과 관련한 실무 그룹을 열고 교육·항공 등 인적·물적 교류도 확대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직접적이고 공개적인 소통으로 돌아왔고 직접 전화를 주고 받는 데 동의했다”며 “일부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시 주석도 이날 저녁 APEC 관련 만찬 행사에 참석해 “중국은 결코 패권을 추구하지 않고 미국에 도전할 생각이 없다”며 “미국의 파트너이자 친구가 될 준비가 돼있다”고 전향적인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민감한 대만 문제와 관련해선 서로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대만이 미·중 관계에서 가장 크고 위험한 문제라고 지목하며 “미국은 중국과 대만의 평화로운 통일을 지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것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무역 문제와 관련해서도 시 주석이 미국의 제재 해제를 요청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군사용으로 전용 가능한 기술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며 평행선을 나타냈다.
양국 정상이 회담에서 얻은 것은 많지 않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내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고 시 주석은 글로벌 기업들과 소통의 기회를 얻는 등 각자 소기의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 막판에 시 주석을 독재자라고 다시 칭하면서 후폭풍이 일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측은 “매우 잘못된 수사로 무책임한 정치적 조작”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