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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현 정부 초대 금융당국 수장인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임기 1년을 남기고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조만간 단행될 정부 부처 개각 대상에 금융위가 포함되며 차기 금융위원장이 누가 될지가 금융권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靑에 사의 표명”
최 위원장은 18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최근 청와대에 사의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상당 폭의 내각 개편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금융위원장은 임기 3년의 자리지만 인사권자의 선택 폭을 넓히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사의를 표명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브리핑은 당초 금융위의 주간 계획에 없었지만 전날 오후 늦게 갑자기 일정이 공지됐다.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후임 금융위원장 임명을 위해 최 위원장이 먼저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최 위원장은 앞서 지난 2017년 7월 현 정부의 초대 금융위원장으로 취임했다. 임기는 내년 7월까지다.
이제 초미의 관심사는 후임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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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로서는 은성수 행장이 가장 앞서 있다. 은 행장은 행정고시 27회로 옛 재무부에서 공직을 시작해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장, 세계은행 상임이사, 한국투자공사 사장 등을 거친 국제 금융 분야의 정통 경제 관료다. 현 최종구 위원장(행시 25회)보다 고시 두 기수 후배로 기재부 국제금융국장, 수출입은행장 등을 거친 최 위원장과 공직 업무 경력이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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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전 금융위 부위원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 인사 검증을 받지 않은 제3의 인물이 후보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면서도 “금융위원장은 금융감독원장과 달리 예전부터 주로 관료가 임명됐기 때문에 민간 출신이 깜짝 발탁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금융위원장은 초대 전광우 위원장을 제외하면 6대인 현 최종구 위원장까지 모두 경제 관료 출신이 맡아왔다. 현직 국회의원의 경우 정부 부처 장관이 아니라 ‘장관급’인 금융위원장을 겸직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므로 후임 금융위원장으로 임명될 가능성은 작다는 평가다.
◇이르면 다음주 인사…후임엔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거론
후임 금융위원장 인사는 이르면 다음주 후반 다른 부처 장관 인사와 함께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위원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공정위원장으로 있을 때 개인적으로 많은 대화를 하며 유익한 조언을 받는 등 두 부처의 업무 협조가 잘 됐다”며 “시장 형성에 밀접하게 관련된 두 부처가 앞으로 긴밀하게 협력해 일할 수 있도록 두 부처 수장도 호흡이 잘 맞을 분이 새로 임명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상조 전 공정위원장이 지난달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이동하면서 현재 공석인 공정거래위원회의 차기 위원장에는 김 실장의 서울대 경제학과 1년 후배인 조성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임명이 유력시된다. 새 금융위원장과 공정위원장을 포함한 개각 명단이 이르면 다음주 함께 발표되는 것이다.
최종구 위원장은 퇴임 후 총선 차출 가능성이 제기된다. 내년 4월 총선 때 고향인 강원도 강릉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최 위원장은 이날 브리핑 후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예”라고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