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6개월간 중기부를 이끌어 온 홍종학(사진) 전 장관의 마지막 한마디다. 홍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유일한 승격 부처인 중기부를 이끌면서 다양한 시도를 진행했다. 기술탈취 방지는 물론,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개방형 혁신 모델을 적극 설파하면서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구조 변신을 꾀했다는 평가다.
홍 전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직원들의 행복을 위해 더 잘 하지 못한 것에 대해 못내 아쉽다”며 “행복해야 일을 잘 하기 때문에 행복한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내 평소 소신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떠나게 돼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피하지 않고 한국경제가 요구하는 혁신을 위해 새로운 실험을 마다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중소기업 지원 부서로서 전면적으로 서비스기관으로 탈바꿈을 시도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플랫폼 경제 시대에 맞춰 우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플랫폼을 통해 세계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책이 바뀌어야 한다”며 “기존 대기업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 이제 우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전문 부티크 플랫폼을 통해 세계로 나가야 한다. 전문 부티크 시대에 대비하는 이 작업은 우리 중기부만이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 전 장관은 이임사를 통해 개방형 혁신에 대한 중요성을 거듭 언급했다. 개방형 혁신은 홍 전 장관이 지난해부터 드라이브를 걸었던 분야다. 그는 “취임후 여러분(중기부)의 도움으로 제일 먼저 깨닫게 된 것이 개방형 혁신의 중요성이었다”면서 “대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의 폐쇄성은 중소기업에게는 큰 장벽이었고 이런 장벽이 대기업이나 대학, 연구기관 스스로의 발전도 막고 있다. 우리는 개방형 혁신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한국경제의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고 언급했다.
민간과 관(官)이 함께 기술창업을 지원하는 ‘팁스’(TIPS)를 운영했던 중기부인만큼 개방형 혁신에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는 게 홍 전 장관의 설명이다. 그는 “한국경제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대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있고 열정과 창의력이 넘치는 벤처기업, 창업기업, 소상공인이 있다”며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을 때 우리는 과감히 개방형 혁신을 위한 정책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실제 홍 전 장관은 개방형 혁신을 위한 새로운 공간으로 ‘스타트업 파크’, ‘코리아 스타트업 캠퍼스’ 등을 제안했다. 홍 전 장관은 “구글 캠퍼스와 칭화대 터스파크(Tus Park)을 넘어 글로벌 인재들과 교류하는 새로운 제안을 했다”며 “그간 우리 사회에서 논의되지 않았던 제안들이었기에 큰 호응도 받지 못했지만 우리는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홍 전 장관은 중기부 조직운영에 대한 평가도 내놨다. 그는 “정부 부처로서는 최초로 협업 효율을 극대화하는 스크럼 조직운영을 시도했고, 제안이 넘치는 학습조직이 되는 첫걸음도 내디뎠다”며 “우리가 함께 추진한 혁신 성과를 보지 못하고 떠나지만 아쉬워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우리는 많은 성과를 냈다”며 “중기부가 추진하는 혁신으로 한국경제가 도약하도록 밖에서도 열심히 돕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2대 중기부 장관으로 박영선 의원을 임명했다. 박 장관은 이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장관 임명장을 받고 오는 9일부터 국무위원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박 전 장관의 취임식은 이날 오후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