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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金, '도보다리 밀담' 이은 '승용차 밀담'

원다연 기자I 2018.09.18 14:12:56

순안공항서 영빈관 이동중 한차로 옮겨타 이동
2000년 김대중-김정일 50분간 차량 동승 밀담나눠
세번째 만남인 文-金, 진솔한 대화 기회로 활용했을듯

평양 남북정상회담 첫날인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시내 카퍼레이드 장면이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서울프레스센터에 녹화 방송되고 있다. (사진=방송 중계화면 캡쳐.)
[평양공동취재단·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워장간 3번째 평양 정상회담에서 앞선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의 ‘도보다리 회담’ 같은 ‘깜짝 밀담’이 이뤄졌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평양국제공항(순안공항)에서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까지 각자 이동하던 중 한 차로 옮겨타 동승하면서, 이동중 두 정상이 나눴을 대화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18일 오전 10시쯤 순안공항에 도착해 공식 환영행사를 마친 뒤 20분 가량이 지나 김정숙 여사와 함께 전용차를 타고 공항을 빠져나갔다.

공항에서 당초 각자 차량을 타고 백화원 영빈관으로 출발한 두 정상이 다시 만난 것은, 이동 중 환영인파를 향해 화답하기 위해 차를 멈춰세우고 도로에 내리면서다. 두 정상은 각자 차에서 내려 도로 양옆으로 도열하고 있는 환영인파를 향해 손인사를 건넨 뒤, 한 차에 올라타 카퍼레이드를 이어갔다. 한 차에 나란히 양옆으로 선 두 정상은 환영인파를 향해 인사를 건네고 간간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지난 2007년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도 노무현 대통령이 카퍼레이드를 했지만, 당시 차량에는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동승했었다. 남북 정상이 차량에 동승한 것은 이보다 앞선 2000년 첫 남북 정상회담에서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을 순안공항에서 영접한 뒤, 김 대통령의 차에 동승해 백화원 영빈관까지 동행하면서, 두 정상은 50분가량 밀담의 시간을 가졌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004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동승 당시 대화에 대해 “금수산에 안치된 김일성 주석의 시신을 참배하라고 할까봐 상당히 경직된 심정으로 갔다. 상대하고 대화가 잘될지 안될지도 몰라 무슨 말을 꺼낼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며 “다들 ‘둘이 무슨 얘기했나’ 하는데 특별한 얘기 없었다. 사실이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앞서 4·27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도보다리 밀담’을 통해 속내를 털어놓은 데 더해 5월 정상회담 이후 벌써 세번째 만남이란 점에서 영빈관으로 이동하는 시간을 활용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두 정상은 4·27 회담 당시 40분이 넘게 진행된 도보다리 밀담에서는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시 “도보다리에서는 주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이 묻고 문 대통령이 말씀을 해주셨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회담은 더욱이 북미간 비핵화 협상 중재에 초점이 맞춰져있는 만큼, 두 정상은 ‘승용차 밀담’을 통해 북미 협상 진전을 위한 각자의 구상을 교환했을 것으로 보인다.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은 지난 17일 “두 정상간에 얼마나 진솔한 대화가 이뤄지냐에 따라서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진전에 대한 어떤 합의가 나올지 등 모든 부분이 블랭크다”며 두 정상의 ‘진솔한 대화’를 강조한 바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수석 협상가’ 역할을 위임받은 만큼 북미 협상 진전을 위한 미국의 입장을 전달하고 이를 설득하는 데에 주력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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