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전문가 "한중 FTA 타결은 환영..내용은 아쉬워"

방성훈 기자I 2014.11.10 20:24:19

"낮은 수준·장기간 관세철폐..10년 뒤엔 불리할수도"
"중국 새시장 열려..경제 재도약 계기 삼아야"

[세종=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전문가들은 우리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에 대해 수출 증대 효과를 기대하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양국이 국익을 고려해 민감한 분야의 품목을 FTA 대상에서 빼면서 다소 낮은 수준으로 협상이 타결됐고 관세철폐 기간이 비교적 장기간이라는 점은 당초 전망했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최대 교역국 中 ..FTA 타결 자체는 환영”

전문가들은 일단 한중 FTA 타결에 대해서는 환영의 뜻을 표했다.

김영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지역통상팀장은 “양국이 민간분야를 최대한 배려했다. 자유화율이 20년내 관세가 철폐되는 품목비율로 정의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 품묵에 대해서는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관세를 낮출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농산물에 대한 보호가 협상결과에 잘 담겨있고, 일부 제조업 분야에 대한 우려도 장기 관세철폐를 통해 그 충격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김 팀장은 “새로운 한중관계가 향후 이 지역을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는 지역경제 통합과정에서 한국과 중국 양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상협 경희대 국제대학원 부원장은 “내용적으로는 완벽하게 협상이 이뤄진 상태에서 타결된 것이 아니지만 이번 APEC이 계기가 되지 않았다면 더 오래 걸렸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그는 “실질적인 부분은 더 따져봐야겠지만, 중국 시장 규모를 생각하면 당장에는 혜택을 받지 못해도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중FTA 타결은 그 자체로 우리의 장기적인 국익 관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중국과 경제적인 결속을 강화하면서 불안한 동북아 정세의 정치적 안정성을 높여주는 효과도 가져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부실한 FTA..미래가치 포함시엔 불리할수도”

그러나 자동차, LCD 등 우리에게 유리한 품목이 제외됐다는 점에서 부실하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지나치게 농수산물 방어에 치중하면서 개방도가 너무 낮아졌다고 꼬집었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FTA 타결 자체로는 환영할 만한 일이나 중국 개방도가 수입액 기준으로는 85%에 머무르고 있어서 당초 우리가 계획했던 경제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소 부실한 협정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소기업 배려했다는 수준이지 특별히 해준 것은 없다. 그동안 협정내용이 잘 알려지지 않아 논의가 안됐지만 앞으로는 논의가 본격화되면, 한중 FTA 논란이 지금부터 시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특히 지금 당장엔 공정한 것처럼 보일 수 있어도 미래 가치까지 포함하면 오히려 손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중 FTA 타결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타결 수준이 애초에 기대했던 것보다는 미흡하다”며 “10년이나 20년에 걸쳐서 관세철폐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기간 동안 우리가 보호하려는 농산물 품목들이 중국 농산물에 대비해 경쟁력을 가지지 못할 것인 반면, 중국이 유예를 확보한 LCD, 자동차 등 제조업은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현대자동차가 현지생산이 많아서 그렇다는데 앞으로 전기자동차나 수소자동차 등을 생각하면 중국에 진출할 기회 자체가 없어진다”며 “한국이 자동차를 초민감품목에 포함시킨 이유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 현대자동차가 가격인하 압력을 두려워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韓·中 재도약 계기..중요한 변곡점 될 것”

박천일 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우리 농수산물 시장을 지키려다 보니 미흡한 부분이 다소 있지만, 한국과 중국 모두 교역에 있어서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소비·산업 구조가 공급시장에서 내수시장으로 급격히 변하고 있다” 앞으로 한중 FTA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라며 ”이젠 우리도 중국을 시장으로 보고 대중 수출을 중간재와 부품소재 중심에서 최종소비재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쌀을 비롯해 소, 돼지, 닭, 사과, 배, 포도, 감, 귤 등 농가소득에 영향을 주는 주요 품목은 양허제외나 관세철폐 예외로 넣어 농업 부문을 보호하는 데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그러나 대두, 참깨, 팥, 김치 등은 저율관세할당(TRQ)·부분감축 품목에 포함시켜 일정 부분 개방되기 때문에 국내 농민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도움말 주신 분들 = 김영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지역통상팀장 ,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박천일 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 신상협 경희대 국제대학원 부원장,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 정인교 인하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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