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국은행 지역경제팀이 발표한 ‘BOK 이슈노트: AI와 지역 노동시장- 지역간 격차 확대 위험와 새로운 기회’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2023년 이후 3년간 생성형 AI 고노출 일자리는 24만 7000명 증가했다. 이 가운데 수도권은 80.8%(19만 9000명)를 차지했다.
생성형 AI 노출도가 높은 직업은 문서 작성, 정보 처리 비중이 높은 사무직, 판매직, 전문가 직군이다. 회계·경리, 기획·마케팅 등 사무직과 통신 판매직, 데이터·소프트웨어 전문가 등이 대표적이다. 한은은 이번 연구에서 AI를 생성형, 에이전틱, 피지컬 등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직업별·지역별 AI 노출도를 산출했다. AI 노출도는 일자리를 구성하는 여러 직무의 AI 활용과 자동화 가능성을 뜻한다.
에이전틱 AI 노출도가 높은 관리직 등 직업에서도 지난해 취업자 수는 10만 5000명이 증가했는데 수도권 비중이 무려 88.3%(9만 3000명)에 달했다.
AI가 일자리를 빠르게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AI 노출도가 높은 직업에서 오히려 취업자 수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 것이다. 연구진은 “서비스 기업을 중심으로 AI를 인력 대체보다 정보 처리 능력 향상과 시장 확대에 활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또 AI가 아직은 직무의 일부만 자동화하고 있기 때문에 근로자들은 나머지 직무에 집중하면서 고용이 유지되고 있는 것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민수 한은 지역경제조사팀장은 “고용 증가가 수도권에서만 강하게 발현된 것은 AI 활용도와 IT 인적자본의 지역 간 격차에 상당 부분 기인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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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청년층은 전 연령대와는 반대 흐름을 보였다. 생성형·에이전틱 AI 고노출 직업의 취업자 수가 수도권과 비수도권에서 모두 감소했다. 연구진은 전문성과 경험을 충분히 쌓기 어려운 청년층이 AI가 맡을 수 있는 업무와 경쟁해야 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한은은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경우 AI가 장기적으로 지역 노동시장 격차를 더 벌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식 서비스업과 반도체 제조업 등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이 이미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데다, AI가 숙련 노동과 결합할수록 생산성이 높아지는 특성 때문에 AI 투자와 관련 인재가 수도권으로 더 몰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지역별 AI 활용 역량을 평가한 ‘AI 준비도’도 서울·경기 등 수도권이 비수도권보다 높았다.
향후 피지컬 AI가 본격 확산할 경우 비수도권 고용이 더 큰 충격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제조·운수·숙박·음식업 등 기계와 로봇이 직접 업무를 수행하는 피지컬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이 비수도권에 상대적으로 많이 분포한 탓이다.
다만 AI가 지역 격차를 줄일 가능성도 있다. 경험과 숙련도가 낮은 근로자가 AI의 도움을 받을 때 생산성이 더 크게 향상되는 ‘균등화 효과’가 나타날 경우 인적자본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비수도권의 생산성이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피지컬 AI 발전 과정에서 현장 지식의 가치가 커지는 점도 지방에는 기회 요인이다. 지방 제조 공장이 단순 생산기지에 머무는게 아니라 제품 개발과 공정 개선 등 연구개발(R&D) 기능까지 맡게 되면 지역 제조업이 지식집약 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 팀장은 “지역 서비스업의 전문화를 위해 AI 교육 시스템을 강화하는 한편, 지역 주력 제조업과 연계한 지식서비스와 스타트업을 육성해야 한다”며 “지역 거점 대학이 AI 인력과 혁신 역량을 모으는 ‘AI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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