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기대감에 급등해던 기술주들이 대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는 2% 이상, 테슬라는 1.5% 가량 빠지고 있다.
국채금리도 치솟았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0.3bp(1bp=0.01%포인트) 오른 4.273%, 30년물 국채금리는 7bp 오른 4.44%를 기록 중이다. 연준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도 12.6bp 오른 4.596%를 나타내고 있다.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가치는 치솟고 있다. 주요 6개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53% 오른 104.72를 나타내고 있다.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투심이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월 CPI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3.1%를 기록했다. 전월 상승률(3.4%) 보다 낮아지긴 했지만, 월가가 집계한 예상치(2.9%)를 웃돌았다. 상징적인 3%의 벽을 뚫지 못한 것이다.
전월 대비로는 0.3% 올랐다. 이 역시 시장 예상치(0.2%)를 웃돌았다.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9%, 전월 대비 0.4% 각각 올랐다. 시장예상치는 각각 3.7%, 0.3% 였다. 전월 상승률은 각각 3.9%, 0.3%였다.
물가가 오른 것은 여전히 끈적한 주거비 탓이다. CPI가중치의 약 3분의1을 차지하는 주거비는 전월보다 0.6% 올랐다. 미 노동부는 주거비 상승이 물가상승률 3분의 2 이상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주거비는 1년전 대비 6%나 올랐다.
식품 가격도 전월대비 0.4% 상승했고, 의료서비스도 0.7% 올랐다. 자동차보험은 1.4%, 레크레이션도 0.5% 올랐다. 다만 휘발류 가격이 3.3% 하락하면서 에너지가격이 0.9% 하락한 점이 그나마 물가 상승폭을 제한했다.
주거비는 서비스 물가 중 하나로, 연방준비제도가 매우 주시하는 항목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상품 서비스 외에 서비스 물가 둔화세가 확인돼야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서비스물가 상승세가 둔화되지 않는 한 연준이 쉽게 금리인하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주거비는 갱신된 임대계약으로 임대료 인하 데이터가 계속 반영됨에 따라 점차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수치상으로는 끈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5월 금리 인하 가능성도 점차 후퇴하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오는 5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40%까지 낮아졌다. 한달전에는 거의 90%, 1주일전에는 70%에 달했던 수치다.
통화정책 분석기관 LH마이어의 데릭 탕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이 인플레 하락 경로가 울퉁불퉁할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이번 수치에 연준이 당황하지는 않겠지만, 인플레가 목표치까지 내려가길 원하는 입장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 수치”라며 “3월을 건너뛰어야 한다는 주장이 더 강해졌고, 이제 인하 시점을 6월로 미루고 싶은 유혹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