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이 전세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경우 엇갈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붓들1단지 판교신미주 아파트 전용 83㎡는 지난 13일 8억원(5층)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지난해 10월 9억1000만원(13층) 신고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억1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소는 “인근 대장동 새 아파트가 7월말 입주라서 거기 전세 물량이 먼저 소진되면서 일부 가격 조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분당구에서 입주를 시작했거나 시작할 예정인 아파트 단지는 11개 단지로 5439가구에 달한다. 지난 5~6월에만 대장동 등지에 7개 단지, 3436가구가 신규로 공급됐다. 실제로 이달말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분당구 대장동 힐스테이트판교엘포레 6단지(464가구)의 경우 현재 매물로 나온 전월세 물량만 81가구에 이른다.
성남시 분당구 뿐만 아니라 신규 입주 물량이 집중된 일부 다른 지역에서도 전셋값 하락 또는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경기도 과천시, 하남시, 화성시가 대표적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하남시는 올 상반기(1~6월)에 5732가구 규모의 입주가 진행됐다. 2795가구가 공급된 2월 이후 하남시 아파트 전셋값은 0.1% 미만의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상반기 5000가구가 공급된 화성시 역시 물량이 대거 집중된 3~5월 전셋값 상승률이 0.1% 안팎을 나타냈다. 하남시의 경우 하남감일지구(감이동)와 위례신도시(학암동)에, 화성시에는 오산동, 영천동 일대 동탄2신도시 입주 물량이 집중됐다.
하지만 입주가 완료되면 전셋값이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감도 제기된다. 과천의 경우 올해 들어 전셋값이 하락 추세를 나타내다가 최근 상승세로 돌아섰다. KB리브온에 따르면 과천 아파트 전세가격 지수는 5월 첫째주 101.2까지 떨어졌다가 상승 전환하면서 지난 5일 기준 103.6까지 올랐다. 과천시는 1월 5732가구를 끝으로 당분간 신규 입주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성남시의 경우 올 하반기 입주 물량이 2500가구로 상반기(4740가구)대비 절반으로 줄어들어서 전셋값 하락이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할 것 같다”면서 “과천시의 경우 올 하반기 과천자이(2099가구) 입주가 예정돼 있어서 다시 한번 전셋시장이 조정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