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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교회 관계자는 23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성탄절은 개신교에서 일종의 축제와 같은날인데 올해는 전반적으로 우울한 분위기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종교적으로 의미가 있기도 하지만 수백명이 광장에서 모이는 크리스마스 연합예배, 성탄절 전후로 열리는 공연, 칸타타 무대 등으로 연말을 마무리한다는 의미도 있었다. 그는 “올해는 상황이 상황인만큼 대부분 교회에서는 온라인 예배를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라며 “조용히 예배하고 성찰하는 것도 종교적으로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독교계에서는 이렇듯 연일 온라인 예배 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개신교 최대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은 최근 발표한 성탄 메시지에서 “올해 성탄절은 다가가고 싶어도 다가갈 수 없고 사랑을 전하고 싶어도 전할 수 없는 ‘언택트(Untact) 시대’로, 예수님의 사랑과 평화 안에서 영혼과 영혼이 만나는 ‘영(靈)택트’ 성탄절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천주교 측도 마찬가지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현재 미사 참석자 수를 20명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며 “성탄 미사도 비대면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방의 일부 교구들은 좌석 수의 20% 이내 인원을 참석시킨 채 미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강해지면 비대면 성탄 미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교계에서는 기존 성탄절 축제를 대신해 다양한 성탄 메시지와 아이디어를 제안해 분위기를 전환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교총은서울시향과 함께 지난 14일부터 유튜브에서 무료로 ‘성탄 캐럴 나눔’ 행사를 가졌다. 한교총 관계자는 “힘든시기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 위해 무료 나눔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오는 24∼26일 성탄절을 기념해 진행하는 ‘2020 명동, 겨울을 밝히다’의 주요 행사를 온라인으로 치른다. 명동대성당 입구에 예수의 탄생을 상징하는 트리, 장미꽃 조형물로 이뤄진 장미정원이 조성된다.
교계에서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 방역 당국이 23일부터 수도권에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교회 등 종교시설은 모임 금지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에 일부 교회에서는 성탄절 대면 예배를 하는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한 교회 목사는 “밖에서 볼때는 특혜처럼 느낄 수 있지만 성탄절 예배경우 기도자, 반주자, 오르간 반주자 등 예배 필수 인력에 더해 촬영 인력까지 생각하면 일반 신자는 사실상 참석하기 힘든 상황” 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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