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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시장 뜨자 방문객 3배↑…젊은 사장님들도 '방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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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지현 기자I 2025.07.07 16:49:48

■지방소멸대응기금 활용 우수 지자체 ⑧충남 예산군
오픈스페이스 35개 점포 둘러싸…지역 특성도 살려
리모델링 이후 2023년 방문객 370만명·작년 404만명
지역명소 연계방침…예당호·청년 스마트빌리지에 기금 활용

저출생·고령화로 대한민국은 지방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데일리는 행정안전부가 2022년 도입한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잘 활용하고 있는 전국 주요 시·군을 찾아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어떤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는지 점검해봤습니다. 소멸 위기를 극복한 모범사례를 통해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예산(충남)=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예산상설시장은 산업 구조가 바뀌면서 구도심이 됐던 곳이다. 리모델링을 하면서 활력이 생겼고 축제와 연계하면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많이 왔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인근을 둘러보는 효과까지 생긴 것 같다.”(40대 예산 토박이 강 모 씨)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2시간 가량을 달려 도착한 예산상설시장. 당시 30도를 넘나드는 평일 낮시간임에도 광장처럼 생긴 ‘오픈스페이스’에 넓게 깔린 테이블에는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다양한 먹거리를 즐기고 있었다.

예산상설시장 전경(사진=함지현 기자)
◇광장 리모델링 ‘오픈스페이스’…재개장 직후 日 방문객 61%↑


오픈스페이스를 중심으로 정육점, 국수집, 꽈배기집, 양조장 등 35개 점포가 둘러싼 ‘푸드 코트’ 같은 형태라 원하는 곳에서 먹거리를 사올 수 있다. 특히 회센터의 초장집처럼 상차림과 불판을 대여해주는 집이 눈에 띄었다. 시장 내 전체 점포 수가 93개임을 감안하면 3분의 1 이상이 몰려있는 셈이다.

예산군의 봉산면·광시면과 같은 지역명을 딴 봉산우동·광시카스테라는 물론, 특산품인 사과를 활용한 애플양과점 등도 꾸려져 이 지역만의 특성을 살렸다. 새로 만들어 감각적인 간판이나 인테리어, 깨끗한 거리도 긍정적인 모습에 한몫했다.

아산에서 이 곳을 찾았다는 50대 남성은 “좀 덥기는 하지만 음식도 맛있고 분위기도 좋은 것 같다”며 “집에 가기 전 지역 특산물을 살린 막걸리나 파이같은 것들도 포장해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예산시장은 조선 후기인 1926년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1941년 현재의 자리로 이전했고 1981년 ‘예산상설시장’으로 개장했다. 한때 번영했던 적도 있으나 공실률이 50%에 달하는 등 상권이 쇠퇴함에 따라 새로운 전환점 마련이 절실했다. 이에 예산군은 전통시장 살리기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먼저 2021년부터 약 1년 반 동안의 본격적인 준비 과정을 거쳐 2023년 오픈스페이스와 5개의 창업 점포를 선보였다. 2023년 1월 우선 개장을 한 뒤 3월 한 달간 휴장하면서 점포 신설과 바닥 공사, 화장실 리모델링 등 시장 운영 전반을 점검했다. 이후 4월에 재개장에 나섰다. 지금의 붉은 벽돌 느낌이 나는 감각적인 외관을 완성하기까지는 1년여가 더 걸렸다. 총 사업비는 군비 29억원, 국비 5억원, 도비 5억원 등 39억원이 들었다.

외관뿐만 아니다. 젊은 사장들은 전문가로부터 레시피·점포 운영에 대한 교육을 받고 깔끔한 매장에서 장사를 시작했다. 시장 주변에도 56억원을 넘게 들여 대규모 주차장을 조성했고 화장실도 새롭게 만들었다.

그 결과 2023년 4월 하루 평균 방문객은 4401명으로 집계됐다. 휴장 직전인 2월(2729명)과 비교하면 61% 증가한 수준이다. 1차 개장(2023년 1월) 직전달인 2022년 12월(1542명)과 비교하면, 계절적 차이가 있다 해도 2.85배에 차이가 난다. 여기에 예산 맥주페스티벌 등의 효과까지 더해지며 2023년 한해 방문객은 370만명으로 집계됐고 지난해에는 404만명이 방문했다. 올해는 지난 5월까지 95만명이 이 곳을 찾았다.

젊은 사장들의 긍정 평가도 이어진다. 2023년 4월부터 꽈배기집을 운영 중인 이 모 씨(40대)는 “2015년부터 예산·홍성지역 5일장을 돌아다니며 꽈배기와 도너츠를 판매했는데, 잠도 못 자고 눈·비·바람을 맞으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며 “하지만 예산시장 입점 후 쾌적한 환경에서 일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니 너무 행복하다. 수입도 전보다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튀김집을 운영하는 40대 손 모 씨는 “코로나19로 순식간에 7억원의 빚을 지고 절망에 빠져있었다. 그러던 중 예산시장에서 장사를 할 기회가 생겨 찾아와 보니 많은 관광객과 손님들로 북적였다”며 “아직 4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차근차근 빚을 갚으면서 미래에 대한 꿈을 꾸고 있다”고 했다.

예산상설시장의 성공에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여러 논란과는 별개로 인지도를 이용한 홍보와 창업 점포에 대한 전반적인 컨설팅을 주도하면서 성장을 이끌었다는 게 군 측 평가다. 예산군은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예산상설시장 루프탑 조성사업 △지역특색과 연계한 관광 콘텐츠 육성 △지역특산물 상품 개발 등에 나서 열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예산시장·지역 명소 연계…예당호 등 지역소멸기금 활용

(그래픽=김일환 기자)
예산군은 이번 예산상설시장의 성공을 바탕으로 지방소멸대응기금으로 투자하고 있는 사업들과 연계해 ‘가고 싶은 일하고 싶은 살고 싶은 예산’ 만들기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활력 촉진을 위한 적극적인 관광객 유치 △청년인구 감소에 대비할 지역 성장 동력 마련 △여가·문화 공간 조성 △정주 환경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예산군은 예당호 전국 명소화 사업(43억 5000만원), 청년 스마트빌리지 조성(18억 5000만원), 덕산온천 명상 치유숲길 고도화(8억원), 청년마을활동가 제도 운영(2억원) 등에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할 계획이다.

예산군 관계자는 “예산상설시장을 비롯해 예당호 출렁다리, 음악분수, 모노레일 등 관광자원을 연계·활용할 것”이라며 “출산·육아 친화여건 조성, 맞춤형 전입 지원 정책 추진, 충남혁신도시 공공기관 유치, 산업단지 조성과 같은 기존 정책에 더해 생활인구를 위한 정책을 적극 발굴하면서 인구증가를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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