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혈전 논란으로 잠시 보류됐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재개됐다. 희귀혈전증 위험이 큰 젊은 층을 제외하고는 백신 접종을 차질없이 이어간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이러한 가운데 평소 면역체계 이상으로 치료를 받는 류마티스질환 환자들은 백신 접종을 앞두고 불안한 마음이 크다. 실제로 접종 여부에 대한 문의도 눈에 띄게 늘었다. 류마티스 질환이 있는데, 코로나19 백신 맞아도 될까. 노원을지대병원 류마티스내과 허진욱 교수의 도움말로 공금증에 대해 알아본다.
Q. 류마티스 환자, 코로나19 백신 맞아도 되나요?
일반적으로는 류마티스 질환이 있다고 해서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현재 발열이나 감염 등의 증상이 없다면 일반인들과 동일하게 백신을 맞아도 됩니다.
Q. 백신을 맞으면 류마티스 질환이 악화할 수 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외국 연구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을 맞는다고 해서 류마티스 질환이 악화하는 것은 매우 드물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백신 자체와 관련된 알러지나 부작용을 제외하고 질병이 악화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Q. 류마티스 질환 환자 중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 안 되는 경우가 있나요?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중증의 류마티스 질환을 앓고 있다면 백신 접종 시기 등을 고려해봐야 합니다. 중증 환자들은 ▲고용량 스테로이드 복용하거나 ▲리툭시맙, 아바타셉트 등 생물학적 제제 주사치료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약제들은 중증의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치료에 활용되는데 백신을 맞은 후 항체 생성에 영향을 줘 백신 효과를 낮출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용량 스테로이드 치료가 끝나거나 생물학적 제제 주사를 휴약 후 백신을 맞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이에 해당하는 환자분이라면 담당 주치의와 반드시 상의 후 접종해야 합니다.
Q. 예방 접종을 하면 면역억제제를 포함한 항류마티스 약제를 변경해야 하나요?
대부분의 항류마티스 약제들은 복용을 중지하거나 변경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메토트렉세이트를 복용하시는 경우에는 백신 주사 후 1~2주 휴약하는 게 좋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고용량 스테로이드제 치료를 받는 경우라면 치료가 끝난 이후 백신을 맞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Q. 진료를 보시면서 류마티스 환자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것들은 무엇인가요?
류마티스 환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현재 코로나를 예방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백신을 맞는 것이므로 당연히 환자들에게도 백신 투여가 필요합니다. 또한 류마티스 질환이 있다고 해서 일반인보다 백신 접종을 과도하게 불안해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백신 접종 전에 현재 질병 상태와 치료 약제를 잘 확인하시면 됩니다.
◇환자 사례 ①
45세 이을지 씨는 2년 전부터 손가락 관절 마디가 붓고 아프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손이 뻣뻣한 증상이 오랫동안 계속돼 병원을 찾았고 류마티스관절염을 진단받았다. 처음에 약을 복용하고 증상이 좋아졌으나 최근 약을 잘 복용하지 않으면서 증상이 악화해 고용량 스테로이드와 메토트렉세이트약을 처방받았다.
이을지 씨는 코로나19 백신을 언제 맞는 것이 좋을까?
→ 현재 류마티스관절염 증상이 악화되어 고용량 스테로이드와 메토트렉세이트를 처방받았기 때문에 당장 백신을 맞는 것보다 보통 1~2개월 정도의 기간이 필요한 고용량 스테로이드 치료가 끝난 뒤 백신을 맞는 것이 효과적이다. 백신을 맞게 될 경우 메토트렉세이트는 1~2주 중단하는 것이 좋다.
◇환자 사례 ②
52세 김노원 씨는 5년 전 류마티스관절염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받던 중 증상조절이 잘 되지 않아 1년 전부터 생물학적 제제인 아바타셉트 주사를 1개월마다 맞고 있다. 김노원 씨는 코로나19 백신을 언제 맞는 것이 좋을까?
→ 다른 생물학적 제제와는 달리 아바타셉트나 리툭시맙의 경우 투약을 잠시 중단 후 백신을 맞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바타셉트 주사를 잠시 중단 가능하다면 마지막 주사투여 최소 1개월 후 백신을 투여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