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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가격 오르는 게 낫다?…돼지고기와 中 디플레

이명철 기자I 2024.08.01 17:50:36

7월말 kg당 19.56위안, 한달새 8.1% 올라
돼지고기 가격 오르면 저물가 해소에 도움
생산 감소라는 공급 요인 커, 소비 살아나야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에서는 돼지고기 등 음식료품 가격이 물가에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경기 침체 속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해소에 보탬이 될지 관심이다.

중국 베이징의 한 마트에서 직원이 돼지고기를 손질하고 있다. (사진=AFP)


1일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지난달말 돼지고기 가격(kg당)은 19.56위안(약 3690원)을 기록했다.

7월 월간 누적 상승폭은 8.1%다. 안후이, 푸젠, 장쑤 등에서 돼지고기 가격은 20위안(약 3772원)을 돌파하는 등 일부 성·시는 돼지고기 가격이 연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일재경은 “지금은 돼지고기 소비 비수기지만 5월 중순부터 가격은 빠르게 상승하면서 15위안, 16위안선을 돌파했다”며 “주요 양돈기업들도 2분기 수익이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중국에서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해 10위안 초반대에 머물면서 크게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돼지고기 가격이 내렸던 이유는 수요는 부진한데 돼지 사육 규모가 커지면서 공급이 늘었기 때문이다.

최근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는 것은 공급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수요가 크게 개선되지는 않았지만 공급이 줄면서 가격도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것이다.

중국 농업농촌부에 따르면 6월 모돈(어미 돼지고기) 재고는 4038만마리로 평상시(3900만마리)의 103.5%에 해당하는 수준이지만 전년동월보다는 6.4% 감소했다.

주요 양돈기업의 전년동기대비 분만량 증가폭은 1분기 10%였으나 2분기 1%로 낮아지면서 201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돼지고기 생산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중국 현지 매체들은 돼지고기 가격 상승에 따른 양돈업계 수익 개선에 주목하고 있다. 제일재경은 2분기와 7월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하고 사료 원료 가격이 떨어지면서 3분기 상장사인 양돈기업들의 3분기 및 연간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주목할 점은 돼지고기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추이다. 중국에서 축산물 등이 물가에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지난해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한때 마이너스(-) 상승폭을 기록하는 등 저물가를 이어갔을 때 돼지고기 가격 또한 저점에 머물렀다.

가장 최근인 6월 CPI는 전년동월대비 0.2% 상승에 그쳤다. 세부 구성을 보면 음식·담배·주류가 같은기간 1.1% 떨어져 CPI가 0.31%포인트 하락하는 데 영향을 줬다. 그만큼 CPI 비중이 크다는 것이다.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게 되면 CPI 상승에도 도움이 된다. 6월 CPI에서 돼지고기 가격은 18.1% 오르면서 축산물이 3.5% 상승했고 CPI도 0.1%포인트 끌어올렸다. 돼지고기 하나의 품목이라도 전체 물가에 주는 영향은 적지 않은 셈이다.

다만 돼지고기 가격 상승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돼지고기 소비가 살아난 수요 측면 상승이 아닌 생산 감소라는 공급측 요인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소비자들의 지출이 살아나는 시기가 디플레이션 위기가 해소되는 때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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