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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이 부회장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경영활동과 외부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적잖다. 2018년 3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출소했을 당시엔 45일간 잠행을 이어가다 첫 공식 일정으로 유럽 출장을 떠난 바 있다.
게다가 19일로 예정된 재판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보단, 이전에 본격적인 경영활동에 나서는 모습이 더 낫다는 재계 내부의 시각도 있다. 이 경우 첫 행보는 ‘반도체’와 ‘백신’에 초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이날 이 부회장의 가석방에 대해 “국익을 위한 선택”이라며 “엄중한 위기 상황 속에서 특히 반도체와 백신 분야에서 역할을 기대하며 가석방을 요구하는 국민도 많다”고 언급한 점도 이 같은 추측을 부추긴다.
우선 글로벌 패권 경쟁 속에 대만 TSMC·인텔 등 경쟁사가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반도체 부문을 점검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이 ‘K-반도체 벨트’ 조성계획을 발표할 당시 찾았던 평택캠퍼스의 P3 건설현장을 찾아 생산라인 등을 둘러볼 것으로 점쳐진다. 이 부회장은 앞서 올해 첫 근무일인 1월4일 평택2공장의 파운드리(위탁생산)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해 반도체 생산 현장을 살핀 바 있다.
인천 송도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 현장을 방문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달 말 백신 완제품 시범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수급 부족 문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보유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백신을 확보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 부회장은 오는 14~16일 연휴 기간에는 일단 휴식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건희 회장이 잠든 수원 선영을 찾거나 건강 상태 확인을 위해 병원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이날 출소한 이 부회장은 수감 생활과 지난 4월 충수염 수술 후유증 등으로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다음 주엔 17일 열리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정기회의 참석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틀 뒤인 19일에는 삼성물산 합병 의혹 등의 재판에 출석하는 등 숨 가쁜 일정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국가 경제 살리기’라는 국민적 기대 속에 가석방된 만큼 최대한 빠른 속도로 경영 활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