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정계선)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 재판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이상주(48) 변호사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이 변호사는 이 전 대통령의 첫째 사위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 변호사는 “이 전 회장이 우리금융 회장이 되고 나서 ‘누구로부터 협박을 받은 적이 있다. 그 기업 부회장 때문에 너무 힘든 상태다. 돈을 돌려줄 수 없겠냐’고 얘기했다”며 “성동조선이 회생인지 워크아웃인지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자 이 전 회장에게 돈을 주다 이후 압박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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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회장은 성동조선 측에서 받은 20억원을 이 전 대통령 측에게 자신의 공직임명 등의 인사청탁 대가로 건넸다. 이 전 대통령 측에 건넨 22억6000만원의 대부분이 성동조선의 자금이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대선 직후 이 변호사에게 “제가 건넨 돈은 성동조선 돈”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성동조선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수조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았지만 워크아웃을 거친 후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정홍준 전 회장은 2012년 12월 3300억원대 사기대출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만기출소했다. 성 전 회장은 출소 후 “돈을 돌려달라”고 이 전 회장을 통해 이 전 대통령 측에 요구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13년 2월 퇴임했다.
이 변호사는 검찰에서 “시간이 흘러 성동조선이 거의 망하게 되자 돈을 돌려달라고 20번 넘게 부탁해왔다”며 “아무런 조치가 없자 이 전 회장은 와이셔츠 주머니에 있던 (자금 전달 일시와 금액이 적힌) 메모지를 반쯤 꺼내 보여줬다”고 진술했다. 그는 조사 과정에서 이 전 회장의 메모지를 보고 격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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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변호사는 “이 전 부의장에게 ‘이 전 회장이 성동조선에서 협박을 받아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고 말하자, ‘알았다. 잘해야지’라는 답을 했다”며 “올해 초 가족 모임에선 이 전 부의장이 ‘이 회장이 고생 많다던데 잘 지낸다더냐’고 묻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 전 회장이 설마 그 메모를 갖고 어떻게 하겠느냐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전 회장이 검찰 조사에서 자신을 통해 이 전 대통령 측에 14억5000만원과 상품권 5000만원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에 대해선 “황당하다”며 “차로 받은 한번(5억원)만 맞다. 루이비통 가방도 돈이 없이 가방만 받은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