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는 20일 LIG D&A 임원들로부터 사업 수주에 유리한 평가를 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총 915억원 규모의 6개 사업을 편파적으로 평가한 혐의로 방위사업청 5급 공무원 A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에게 금품과 하청업체 추천권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LIG D&A 임원 B씨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고, 다른 임원 D씨는 불구속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LIG D&A 임원들은 2021년 말부터 2025년까지 A씨에게 특정 사업을 유리하게 평가해 달라고 지속해서 청탁했다고 한다. 그 대가로 현금 3억2000만원과 계약금액 약 22억원 상당의 하청업체 추천권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자신이 추천한 업체에서 사례비 명목으로 1억4000만원을 별도로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뇌물은 LIG D&A가 A씨로부터 추천받은 협력업체와 용역계약을 맺고 대금을 지급한 뒤, A씨 친족의 회사와 지인 등을 거쳐 차명계좌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세탁됐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자격과 기술이 부족한 업체가 LIG D&A의 협력업체로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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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사 결과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부정한 평가가 이뤄졌다고 의심되는 6개 사업 중 3개가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의 핵심 또는 관련 기술 과제였다는 점이다. 검찰은 LIG D&A가 2021년 9월부터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 수주를 목표로 관련 기술 과제들을 단계적으로 확보할 계획을 세웠고, 부정하게 수주한 과제의 실적과 기술을 바탕으로 본사업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고 판단했다.
전자전기 사업은 단순히 항공기를 개조하는 사업이 아니다. 적 레이더와 통신체계 교란, 실시간 전자파 정보 수집·분석, 고출력 지향성 전자공격 등을 수행하는 임무장비가 핵심이다. 방사청 역시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핵심기술요소(CTE)와 기술성숙도평가(TRA)를 통해 전자전 임무장비 관련 기술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했다.
LIG D&A는 대한항공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국항공우주산업(KAI)-한화시스템 컨소시엄을 제치고 사업을 따냈다. 방사청은 지난해 12월 LIG D&A와 1조5593억원 규모의 체계개발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1월 착수회의를 열었다. 총사업비는 1조9198억원으로, 캐나다 봄바르디어의 G6500 항공기를 개조해 국산 전자전 임무장비를 탑재하고 2034년까지 실전 배치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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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본사업의 기술력 평가에 활용된 핵심·관련 기술 과제가 부정하게 확보된 것으로 검찰이 판단하면서 사정은 달라지게 됐다. 최종 평가 자체에는 A씨가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부정 수주한 선행 기술과 사업 실적이 LIG D&A의 기술성숙도와 수행 능력을 입증하는 기반으로 작용했다면 현재 계약 역시 비리와의 인과관계에서 자유롭기 어렵기 때문이다.
방사청은 앞서 이미 수주한 사업도 범죄와의 인과관계가 확인되면 계약 해제·해지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계약이 해지되면 계약이행보증금 국고 귀속과 지급 비용 회수에 이어 사업자 선정을 취소하고 사업을 원점에서 다시 추진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특히 전자전기 사업은 착수회의를 연 지 7개월에 불과해 상당 부분 개발이 진행된 다른 사업보다 계약 해지에 따른 매몰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 반대로 부정하게 확보한 핵심기술이 최종 평가에 미친 영향을 분리해 판단하기 어렵다면 기존 평가 결과를 폐기하고 재공고·재평가하는 것이 공정성 측면에서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사청은 최종 사업자 평가의 직접적인 비리 여부뿐 아니라 부정 수주한 선행 기술이 본사업 선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까지 다시 따져야 하는 상황이다. 공정성이 훼손된 사업을 그대로 진행할 수 없다는 원칙과 사업 재추진에 따른 전력화 지연 위험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LIG D&A는 “당사 임직원이 기소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향후 재판 과정을 통해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가려지고 의혹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LIG D&A는 투명하고 공정한 업무수행을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검찰이 이날 공개한 공소사실은 향후 재판을 통해 확정돼야 한다.
방사청 관계자는 “청은 이번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수사기관의 공소장 및 범죄일람표 등을 면밀히 확인해 사실관계를 철저히 검토하고, 비위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본건과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획득체계 전반을 면밀히 점검하고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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