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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법조계와 국회 등에 따르면 독립몰수제는 유죄 판결과 별개로 범죄수익을 몰수할 수 있는 제도다. 현행 형법은 몰수를 주형에 부가하는 ‘부가형’으로 규정하고 있다. 피고인에게 유죄 판결이 있어야만 범죄수익을 환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범죄자가 사망하거나 해외로 도피한 경우, 또는 범인의 신원을 특정할 수 없는 경우다. 수사를 통해 범죄수익이 확인되더라도 공소를 제기할 수 없으면 몰수가 불가능하다. 범죄수익이 상속인이나 공범자에게 귀속되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독립몰수제가 도입되면 범죄자의 유죄 판결 없이도 해당 수익의 불법성과 범죄 관련성만 입증되면 법원이 몰수를 선고할 수 있다.
정성호 법무장관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캄보디아 내 범죄 주범과 자금 흐름을 수사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들을 체포해 국내로 송환하고 유죄 선고가 나올 때까지 범죄수익 몰수와 피해자 일상 회복은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2·제3의 캄보디아 사태를 막고 아동성착취물 범죄 등 국경을 초월해 벌어지는 초국가적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독립몰수제는 도입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정기 국회에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 독립몰수제 도입을 마무리해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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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2월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는 관련 법안 중 한정애 의원 대표발의안과 유상범 의원 대표발의안에 대한 심의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독립몰수제 도입과 관련해 관계기관들의 입장 차이가 드러났다.
김석우 당시 법무부 차관은 “몰수는 형벌의 의미도 있지만 범죄수익에 대해서는 원상복구적 측면이 있다”며 “범행 이전으로 되돌린다는 의미에서 일정 범위 내에서는 독립된 형태로 범죄수익을 환수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망한 경우, 해외 도피한 경우, 피의자 성명을 알 수 없는 경우 등 세 가지는 기존 몰수 개념에서 벗어나 원상복귀 차원에서 부당이득을 빨리 반환해 피해자의 피해를 한시라도 빨리 회복시킬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배형원 법원행정처 차장은 신중론을 폈다. 배 차장은 “입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우리나라 형사소송법 체계가 몰수·추징을 형의 한 종류로 보고 있고 유죄 판결하는 경우에 부가해서 선고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며 “독립몰수제도가 기존 형사법 체계와는 다른 새로운 형을 창설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분에 대한 해결 방법이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형법과 형사소송법을 함께 개정해야 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든다”며 “학계의 실무가들이 참여하는 공청회 등의 형태를 거치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여야 의원들 대체로 공감…“법체계 맞도록 논의”
야당인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범죄행위가 성립되는 것이 충분히 입증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몰수할 수 없는데 그것이 피해자를 위해서나 우리 법 감정에 맞지 않는 경우, n번방 사건처럼 범죄가 되는 것도 명백한데 누가 행위자인지 알 수 없는 경우 예외적으로 독립몰수를 인정해야 될 필요성에 대해서는 완전히 공감한다”고 말했다.
다만 장 의원은 “이게 기본적으로 형법과 형사소송법의 체계를 흔드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의 체계와 상충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서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해외 도피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이익을 몰수하거나 추징하지 못하는 예가 많이 생긴다”며 “실무에서도 정말 중요한 문제”라고 동의했다. 그러면서 “법체계상 형법에 넣는 것이 맞다고 보는데 필요하다면 학계와 실무계의 의견을 들어서 법체계를 맞추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법안의 대표발의자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형법 49조에 이미 독립몰수제에 대한 근거규정이 마련돼 있다”며 “부가형의 근본성은 해치지 않더라도 예외적으로 특정한 경우에 형사정책적 필요에 의한다면 요건을 맞춰서 독립몰수제를 도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법안심사소위원장으로서 토론을 진행한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일반적으로 독립몰수제를 도입하는 것과 특정 범죄에 대해 도입하는 것은 조금 성격이 다른 것 같다”며 “유상범 의원 (의견)처럼 시급성이 있고 아주 특정된 범죄에 대해서 형법의 일반성의 예외로 도입 논의를 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전문위원도 도입 필요성 인정…“절차법 정비 필요”
박동찬 국회 법사위 전문위원은 유상범 의원안과 한정애 의원안에 대한 검토보고서에서 모두 독립몰수제 도입의 필요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 전문위원은 “몰수는 대물적 보안처분의 성격을 갖는 형사제재이므로 공소제기와 처벌을 반드시 전제할 이유가 없다”며 “범죄행위에 대한 실체법상 불법성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로 존재하나 형사절차상 공소에 필요한 절차적 요건을 구비하지 못한 경우에도 장래 범죄예방이나 범죄로 취득한 이익의 박탈이라는 관점에서 몰수가 필요하다는 형사정책적 고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추가 논의가 필요한 사항들도 제시했다. 독립몰수 청구와 재판 절차에 관한 규정 마련, 제3자 권리 보호 규정 신설, 다른 몰수특례법과의 정합성 문제, 독립몰수 요건의 명확화 등이다.
이은정 국회 전문위원도 지난 2월 법안심사소위 토론에서 “최근 디지털 성폭력 범죄와 같이 불특정 다수의 범인이 발생하거나 주요 피의자 등의 신원 확인이 어려운 경우 또는 범인이 사망하거나 해외로 도피할 경우 등에는 공소 제기가 어려워 범죄수익의 몰수·추징이 어렵다는 점, 해당 경우에도 범죄수익을 환수하여 범죄행위의 유인을 차단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서 독립몰수제도 도입의 필요성은 충분히 인정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환수 문제 계기로 논의 시작돼
독립몰수제 논의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환수 문제를 계기로 시작됐다. 두 전직 대통령이 사망한 후에도 범죄수익을 환수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제기되면서다.
이후 n번방 사건, 딥페이크 성범죄 등 온라인 범죄가 증가하면서 제도 도입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범죄자 특정이 어렵고 해외 서버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기존 형사법 체계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자금세탁방지 국제기구(FATF)와 유엔 반부패협약(UNCAC) 등 국제기구도 유죄 판결 없이 범죄수익을 환수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을 권고하고 있다.
22대 국회에는 한정애 의원이 대표발의한 일반 중대범죄 대상 법안, 유상범 의원이 대표발의한 아동·청소년 성범죄 한정 법안 등 총 8건의 관련 법안이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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