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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위기 돌파’ JY역할론 커진다…대형M&A 공격경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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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기자I 2025.07.17 14:07:24

햇수로 10년 사법 족쇄 모두 풀려
이재용 회장, 경영활동 드라이브
반도체 기술경쟁력 회복 당면 과제
미래 먹거리 발굴·신사업 고삐죈다

[이데일리 김소연 공지유 기자] 10년에 걸친 ‘사법 리스크’가 드디어 해소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 족쇄가 완전히 풀렸다. 삼성전자(005930)는 대외 경제·통상 불확실에 더해 주력 사업인 반도체에서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회장의 공격적인 경영 활동과 판단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그간 발목을 잡았던 사법 리스크가 풀린 만큼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대형 인수합병(M&A)과 등기이사 복귀,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 등에 나서며 이재용식 ‘뉴삼성’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확히 10년 전 이날,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승인

17일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전부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최종 무죄 확정에 따라 이 회장은 삼성 그룹 회장으로서 본연의 업무를 전념할 수 있게 됐다.

삼성 측 변호인은 입장문을 통해 “오늘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통해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가 적법하다는 점이 분명히 확인됐다”며 현명하게 판단해준 법원에 감사를 표했다.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 시작은 정확히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5년 7월 17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합병안을 가결했다. 삼성물산은 헤지펀드 엘리엇의 합병 반대에도 가까스로 특별결의 요건을 넘겼다. 합병 과정에서 내린 결정과 선택들이 이 회장의 발목을 잡았다.

이 회장은 합병 과정에서 최소 비용으로 경영권을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사내 미래전략실의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등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지난해 2월 1심에서 이 회장은 전면 무죄 선고를 받은 데 이어 지난 2월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월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지난 2017년 2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이 회장은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것까지 포함하면 햇수로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사법 리스크로 발목이 묶여 있었다. 삼성 그룹 수장으로서 경영 황금기에 해당하는 10년 가까이 경영활동에 제약을 겪었던 셈이다.

그 사이 삼성그룹 안팎은 큰 변화를 맞았다. 특히 삼성을 상징하는 반도체 사업은 미·중 기술패권 경쟁, 중국의 추격 등 기로에 놓여 있다. 지난 1분기 D램 1위 자리를 SK하이닉스에게 넘겨주는 등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뒤처졌고,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인 TSMC와 점유율 격차는 계속 벌어졌다. 이 회장이 지난해 11월 항소심 결심 공판 최후진술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도 녹록지 않다”며 삼성 위기론을 직접 거론한 이유다.

이재용식 ‘뉴삼성’ 기대…공격 경영행보에 탄력

이번 판결은 발목 잡았던 사법 리스크를 모두 털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회장의 경영 행보는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 회장이 사법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남에 따라 광폭 행보가 예상된다”며 “진정한 이재용 회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등기이사 복귀,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 M&A 등 공격적인 경영 활동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 기술경쟁력 회복과 더불어 신사업 발굴에도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기술 경쟁력 회복이 우선이다. 본원적 경쟁력 높이기 위한 노력이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며 “이건희 선대 회장은 ‘양에서 질 중심으로 가지 않으면 망한다’는 위기의식을 기반으로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도록 독려했다. 자기 분야에서는 꼭 1등을 하겠다는 치열한 집념의 삼성 문화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컨트롤타워 재건과 등기이사 복귀도 과제로 꼽힌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컨트롤타워 재건 필요하다”며 “삼성전자가 공백을 가지며 중요한 의사결정을 놓쳤는데, 과감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책임경영 차원에서 등기이사 복귀도 해야 한다”고 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 회장은 지난 2월 2심 무죄 선고 다음 날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삼자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참여를 골자로 한 인공지능(AI)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5월엔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오디오·전장)와 플랙트그룹(대형 공조)을 인수했고, 지난 7일엔 젤스(디지털 헬스케어) 등 관련 기업을 잇달아 인수하며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AI·로봇·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과감한 투자 결정을 빠르게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대규모 M&A는 지난 2017년 하만을 9조3000억원에 인수한 것이 마지막이다. 다만 반도체 관련 M&A는 주요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사안으로, 현실적인 한계는 존재한다.

이규복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의 적극적인 투자와 국내외 M&A를 추진해야 한다”며 “규모는 작지만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좋은 회사들을 국내·외에서 흡수 통합하고 우호적인 지분 투자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찾고, 삼성과 같이 나갈 수 있는 M&A가 성사돼야 한다. 이제 그런 결정을 빨리 내려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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