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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금융정보업체 애프엔가이드(FnGuide)는 삼성SDI의 2분기 실적 전망치로 매출 2조4050억원과 영업이익 1453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9%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4.91% 감소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전 세계 IT 시장이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급격히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삼성SDI가 2분기 나름 선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연이은 화재로 올해 초까지 수주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던 ESS 사업 손실이 2분기에 일부 반영됐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는 기대 이상의 실적이라는 평가다. 실제 일부 증권사는 삼성SDI의 2분기 영업이익이 1620억원(매출 2조4661억원)으로 오히려 전년 동기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는 상황이다.
이처럼 여러 악재 속에서도 삼성SDI가 호실적을 예고한 것은 시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원통형 전지와 중대형 전지 등이 두루 선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 세계 완성차 시장이 위축 중인 가운데서도 전기차(EV)용 배터리 수요가 꾸준히 성장하면서 실적 하락을 방어했다는 분석이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SDI의 원통형전지와 중대형전지 등의 전방산업이 정통 IT와 비켜나 있다. 특히 전기차와 ESS는 시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성장산업이어서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며 “또 전자재료가 편광필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위주로 개선되면서 실적 하락을 막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의 실적 호조는 2분기에 이어 3, 4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3분기부터는 ESS 수주 중단 리스크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데다 완성차 업계의 신규 전기차 출시가 쏟아지면서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TV 시장 성수기에 따라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편광필름 등 공급 물량 확대도 기대된다.
특히 일본 정부의 핵심 소재 등 수출 규제로 국내 전자·IT 기업 상당수가 2분기 말부터 타격을 받는 가운데 삼성SDI의 경우 배터리 핵심 화학물질에 대한 일본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알려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미뤄졌던 ESS 대기수요가 3분기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분기 매출이 30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나 중대형전지 적자 축소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면서 “전기차용 배터리도 신규 버전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HEV) 등 출시가 하반기에 잡혀 있어 가파른 매출 성장을 예상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