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초상집 분위기속 신임검사 신고식…“선배들이 미안합니다”

이배운 기자I 2022.05.02 16:53:42

박성진 차장검사 “검찰 최대위기 맞은 엄중한 상황”
“검수완박, 헌법이 정한 검찰 부정…착잡하고 혼란”
“수사·기소 분리 안돼…본질 흐리고 호도하는 시도”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강행처리로 검찰 내부는 초상집 분위기인 가운데, 박성진 검찰총장 직무대리는 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검수완박을 겨냥해 작심 비판을 가했다.

2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에서 신임검사들이 선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오수 검찰총장의 사의 표명 후 직무를 대리 중인 박 차장검사는 이날 신고식에서 ‘당부말씀’을 통해 “검찰이 최대의 위기를 맞은 엄중한 상황에서 선배이자 검찰 구성원들을 대표해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며 착잡한 심정을 밝혔다.

박 차장검사는 “지난 한 달 사이에 형사사법제도의 근간을 흔들고 헌법이 정한 검찰제도를 부정하는 입법이 추진됐다”며 “지금의 검찰 구성원들은 물론이고, 이제 막 검사의 길에 나서는 여러분들도 매우 착잡하고 혼란스러운 심경일 것”이라고 짚었다.

박 차장검사는 이어 “검사는 형사절차에서 피의자나 피고인의 정당한 이익까지 보호하는 객관적 관청으로서의 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에 공익의 대표자라고 한다”며 “수사는 그 성질상 기소 및 공소유지와 분리되거나 단절될 수 없다. 이러한 본질을 흐리거나 호도하려는 시도가 있지만 여러분은 이 점을 먼저 분명히 이해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뚜렷한 논리도, 충분한 논의도 없이 절차를 어겨가며 독단적으로 (검수완박)입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학계, 법원, 변호사 및 시민단체 등 각계각층에서도 한목소리로 우려하고 부당성을 지적한다”며 “이제 우리는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검은 남은 법안의 의결 및 공포 과정에서 법안의 내용 및 절차상 위헌성, 부당성과 재의요구 필요성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필요한 법적 조치도 진행할 것”이라며 “검찰 구성원 여러분들은 자신감을 갖고 끝까지 동참해 주시고, 신임검사 여러분들도 함께 뜻을 모아 이 역경을 헤쳐나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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