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화이자는 최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자이라베브’에 대한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한국화이자가 바이오시밀러로는 국내에서 처음 허가받은 약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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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로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지난 3월 ‘온베브지’라는 이름으로 국내에서 처음 허가를 받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보령제약과 국내 판권 계약을 체결하고 출시 절차에 본격 착수할 방침이다. 연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보험등재, 국민건강보험과의 약가협상을 마치고 판매를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오리지널 의약품이 있어 심사는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하반기 중에 시판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화이자도 한국지사를 통해 직접 약품을 유통하고 미국, 유럽 시장에 이미 제품을 시장에 내놓은 만큼 국내 출시까지의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초 출시가 예상된다.
시장의 주도권이 어느 제약사에 돌아갈지는 출시 시기와 약가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보면 시장 선점 여부가 중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 시장은 암젠 엠바시와 화이자 자이라베브가 양분하고 있다. 엠바시는 2018년, 자이라베브는 2019년 유럽 시장에 출시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에이빈시오(유럽명)은 지난해 8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은 후 이들을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다.
바이오시밀러의 경우에는 약가도 주요한 변수다. 국내에서 바이오시밀러의 약가는 통상 오리지널 의약품 약가의 80%로 책정돼 있다. 바이오시밀러가 가격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할 경우, 급여권 진입을 통해 오리지널 신약의 매출을 넘보는 사례도 나온다. 화이자는 지난해 초 자이라베브를 출시하면서 아바스틴보다 23% 낮은 가격을 책정했다. 암젠의 엠바시보다 10% 이상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것이다. 국내에서도 유사한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보령제약의 온베브지 약가 결정이 시장의 판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으면 점유율을 넓히기가 어려울 것”이라면서 “양사의 출시시기가 크게 차이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가격을 얼마나 합리적으로 조정하느냐가 시장경쟁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