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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사이트 운영자의 임의 판단으로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디지털교도소는 시작부터 위법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사이트 존폐 방침에 대한 정확한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자진해서 사이트를 폐쇄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또 경찰 수사망을 피하고 논란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기 위해 운영을 멈춘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일부 설득력도 얻고 있다.
디지털교도소가 웹사이트와 함께 운영하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도 삭제된 상태다. 해당 SNS에 디지털교도소라는 이름으로 최근 생성한 계정에는 게시물 6개만 올라와 있는 상태다.
자신이 디지털교도소 사이트 운영자라고 주장한 이 인스타그램 계정주는 지난달 4일 “되도록 금주 내에 한국에 갈 예정”이라며 “하늘 길이 열리는 즉시 원하는 날짜에 귀국해 김모씨(‘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생 사건’ 가해자로 잘못 지목된 인물)를 찾아뵙고 사죄하려 한다. 김씨가 받은 모든 피해에 대한 처벌을 받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주일 뒤인 같은달 11일에는 “지난주는 대한민국 입국 준비로 정신이 없었다”며 “당분간 업데이트가 뜸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사이트 닫고 잠적한 거 아니냐”, “제대로 사과하라. 또 다른 범죄자나 마찬가지다”, “본인 신상도 꼭 게재하라” 등의 댓글을 썼다.
앞서 디지털교도소에 자신의 정보가 게재됐다며 항의하거나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례가 연이어 나왔다.
이 중에서 격투기 선수 출신으로 유튜브 채널과 쇼핑몰을 운영하는 30대 김모씨의 경우에는 해당 웹사이트에서 실수라고 인정했다. 김씨는 디지털교도소에서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공범으로 잘못 지목돼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 이후 그의 정보는 웹사이트에서 사라졌다. 김씨가 밀양 사건과 무관한 동명이인임을 밝히자 운영자는 김씨에 대한 사과와 함께 법적 책임을 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 성범죄 혐의자라며 디지털교도소에 신상정보가 게재된 한 의대 교수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후 이달 3일 이 교수는 경찰수사를 통해 사실무근이라는 결과를 받았다는 공문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했다.
또 디지털교도소를 통해 성범죄자라는 누명을 썼다고 호소했던 고려대 재학생 정 모씨가 숨진 소식도 이달 초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