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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손뻗은 中·셈법 복잡해진 美..北美협상 빨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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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기자I 2018.03.28 16:27:43

中, 한반도 문제 개입 노골화..美, 속도전 나설듯
''물밑접촉'' CIA, 국무부와 함께 움직일 가능성
매파로 채워진 美, 밀당의 신 北..산적한 걸림돌

사진=연합뉴스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25~28일 중국을 깜짝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미국과 대화를 원해 북미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며 5월로 예상되는 북미 정상회담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우리 대북특사단의 중재로 미국이 수용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북한의 첫 공식반응이 김정은의 입에서 나온 것이다. 따라서 물밑 음지에서 이뤄지던 북미 양측의 정보기관 간 접촉이 양지로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중국이 북중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며 한반도 문제에 적극 개입할 것을 노골화하면서 미국의 셈법이 복잡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미 간 접촉이 속도를 낼 공산이 커진 셈이다. 다만, 미국 외교안보라인이 철저한 ‘매파’로 이뤄진 데다, 북한 대외총책라인도 ‘밀당의 대가’로 알려져 있어 양측간 협상이 탈 없이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인민일보 웨이보]
◇中의 가세..정보기관 물밑협상→ 정식 외교라인 협


그간 북·미 정상회담은 미국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국무부 대신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준비 작업을 주도했다는 게 정설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국무장관 내정자이자 CIA 국장인 폼페이오와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CIA와 북한 정찰총국 사이의 채널을 통해 협상을 벌여 오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총괄은 슈퍼 매파(Super Hawkish)인 존 볼턴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맡는다. CIA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파견된 인사들로 실무 그룹을 만들어 트럼프에게 보고할 자료들을 수집하고, 때론 트럼프의 뜻을 담아 지시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 소식통은 “볼턴과 폼페이오는 트럼프 외교안보라인의 ‘투톱’”이라며 “‘힘의 우위’로 기선을 제압하려는 트럼프의 의지로 볼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의 외교안보라인 정비가 끝난 데다, 김정은까지 정상회담을 공식화함에 따라 양측은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한반도 운전대에 손을 얹은 중국의 가세는 북.미 간 협상을 속도전으로 만들 것으로 보인다. 향후 중국이 이번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및 체제보장 프로세스 과정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만큼 미국 입장에선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의 노림수를 사전 차단해야 하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경질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시절 소외됐던 외교라인이 다시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북미 간 큰 틀의 담판은 정보라인이 맡되, 후속 조치를 조율하고 검증하는 작업은 외교라인이 책임지는 ‘투 트랙’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에 더 힘이 실린다. 다른 관계자는 “한반도 문제에 중국이 가세한 이상 정보기관 간 협상으론 힘에 벅찰 것“이라며 ”CIA 수장이었던 폼페이오가 국무장관으로 이동하는 만큼, 이제 국무부의 목소리도 꽤 커질 것”이라고 했다.

사진=AP연합뉴스
◇김정은 ‘비핵화 회담’ 의지 확인했지만..걸림돌 여전

그러나 양측간 준비작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될진 아직 미지수다. 김정은이 직접 “김일성 및 김정일 위원장의 유훈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 주력하는 것은 우리의 시종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지만, 북한이 고려하는 비핵화와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 간 간극이 꽤 클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그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 이른바 CVID(Complete·Verifiable·Irreversible·Dismantlement of North Korea’s nuclear programme)를 요구해온 만큼 미국은 먼저 비핵화 ‘의지’와 ‘실천 방법’을 확인하려고 할 것이다. 특히 볼턴이 리비아식 ‘해외 핵 반출’을 유일한 해법으로 꼽은 것도 협상을 꼬이게 할 수 있다. ‘완전한 핵 폐기 후 보상’이라는 리비아식 해법은 북한으로선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2003년 핵 포기 후 2005년 국교 정상화를 얻은 리비아의 카다피 정권이 6년 후 ‘재스민 혁명’으로 붕괴한 걸 목도한 북한이 그들의 전철을 밟을 공산이 크다 않다는 점에서다.

반면 북한은 체제보장과 평화협정 체결, 북미수교를 넘어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이나 미군 전략자산의 배치와 전개 중지 등 미국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해올 수도 있다. 테러지원국 해제부터 대북 독자제재, 북한 인권 등 수십년간 쌓여온 양측간 얽히고설킨 문제들로 인해 자칫 협상이 산으로 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 관계자는 “북한은 ‘밀당의 대가’”라며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의 ‘업적 쌓기’ 의지가 워낙 강한 만큼 북한이 이를 역이용해 과거처럼 회담 중단과 재개를 반복할 수도 있다”고 봤다. 볼턴이 25일 뉴욕의 라디오채널 AM970 ‘더 캣츠 라운드테이블’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시간을 벌려고 25년간 한결같이 해온 것처럼 협상을 최대한 천천히 굴리려고 할 것”이라고 경고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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