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가습기 살균제' 애경·SK케미칼 수사 고심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환경부가 최근 인정한 가습기 살균제 3차 피해자 35명 중 애경제품 사용자 2명이 포함되면서 검찰이 고민에 빠졌다. 애경제품의 유해성을 인정할 경우 애경은 물론 SK케미칼도 수사선상에 오르게 된다.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최근 환경부가 3차 피해자로 발표한 이들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고 6일 말했다.

지난 1월부터 시작된 가습기 살균제 수사에서 검찰은 옥시레킷벤키저·롯데마트·홈플러스 등만을 형사처벌 대상으로 판단했다. 이들이 제조·유통한 제품은 모두 흡입독성실험을 통해 폐손상과의 인과관계가 밝혀진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와 PGH(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를 주요 원료로 했다.

반면 CMIT(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와 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을 주원료로 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유통한 SK케미칼과 애경 등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고려하지 않았다. CMIT와 MIT의 경우 PHMG·PGH와 달리 독성이 정확하게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SK케미칼은 CMIT 및 MIT를 원료로 하는 가습기살균제 ‘홈크리닉 가습기메이트’를 제조했으며 애경은 이 제품을 납품받아 2002년부터 2011년까지 팔았다. 이마트는 애경에서 해당제품을 납품받아 판매했다.

검찰은 애경제품 사용자가 포함된 3차 피해자에 대해 조사한다는 계획이지만 SK케미칼과 애경에 대한 수사로 번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CMIT·MIT에 대해서는 제대로 독성실험이 진행돼 인과관계가 증명된 부분이 없다”며 “또 사용자가 PHMG·PGH 등을 원료로 한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음에도 애경제품만을 썼다고 기억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추가로 취합해 SK케미칼과 애경 등을 형사처벌 대상으로 볼 수 있을지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