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대한민국 서울에서 처음으로 5세대 폴더블(접는)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외국이 아닌 서울에서 폴더블폰 신제품을 발표한 건 처음이다. 대한민국이 ‘폴더블폰의 종주국’임을 글로벌 시장에 선언한 셈이다. 삼성이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에서 대체 불가능한 ‘온리원’으로서 확실한 입지를 굳힐지 관심이다.
삼성은 26일 오후 8시 서울 코엑스에서 ‘갤럭시 언팩 2023’을 개최했다. 이번 언팩은 ‘갤럭시Z 플립5·폴드5’를 글로벌 시장에 처음 공개하는 자리다. 매번 미국서 진행했던 언팩을 처음 서울에서 개최한 것이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다.
이번에 공개한 5세대 폴더블폰은 큰 디자인 변화보다는 사용자 경험을 중시한 사양과 기능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우선 기존의 ‘U자형 힌지(경첩)’가 아닌, ‘물방울 힌지’로도 불리는 새로운 ‘플렉스 힌지’를 채용, 전작보다 주름을 최소화하고 양면 간 틈을 줄였다.
‘갤럭시Z 플립5’의 커버 디스플레이는 전작대비 2배 정도 확대된 3.4인치로 키웠고, ‘갤럭시Z 폴드5’도 역대 시리즈 중 가장 가벼운 두께와 무게(13.4mm, 253g)로 개선했다. 그간 ‘외부 화면이 너무 작고, 전체적으론 무겁고 크다’는 사용자들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결과다.
삼성에 이번 5세대 폴더블폰은 매우 중요하다. 삼성을 둘러싼 안팎의 위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는 반도체 사업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2분기 영업이익 95% 감소)가, 외부적으론 중국과 미국 후발업체들의 거센 추격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해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에서 점유율 76.9%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화웨이(12.9%), 오포(3.2%) 등 1~2년 전만 해도 0~1% 남짓했던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최근엔 구글까지 폴더블폰을 선보였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5세대 폴더블폰이 흥행에 성공한다면 암울한 삼성의 하반기 실적 반등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단순한 ‘넘버원’이 아닌 ‘폴더블폰 온리원’의 위치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 언팩은 삼성의 폴더블폰 차별화 전략, 강한 자신감이 묻어져 나온 결과물이다. ‘폴더블폰=삼성=대한민국’이란 각인 효과를 강화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국내 대표 기업 삼성인만큼, 언팩을 통해 파급시킬 수 있는 다양한 경제효과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언팩 본 행사와 협력사 행사를 포함해 약 200억 원 이상의 직·간접적인 경제효과를 거둬들 일 것으로 보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삼성전자는 그동안 폴더블 기술로 모바일 업계를 혁신하고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고, 매일 더 많은 고객이 폴더블을 선택해 기존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누리고 있다”며 “이번 제품은 삼성의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맞는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실현한 최신작”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