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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수업 중에 “일제 위안부는 자의 반 타의 반 매춘”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고 있는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학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잘못한 게 없는 만큼 사과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위안부가 강제동원된 것 아니냐는 학생의 질문에 ‘궁금하면 해 볼래요?’라며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34년 강의 중 문제된 건 처음이라는 류석춘…“희한하게 일이 꼬여”
25일 연세대 학보사 연세춘추에 따르면 류 교수는 전날 연세춘추와의 인터뷰에서 “‘궁금하면 (학생이) 한 번 해볼래요?’ 라는 말에서 ‘조사를’이라는 목적어를 쓰지 않았을 뿐인데 ‘매춘해 볼래요’라는 말로 해석하고 나를 파렴치한 인간으로 몰고 가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학생 입장에서 충분히 그렇게 느낄 수 있었다’는 반박에 류 교수는 “그렇게 느꼈다면 할 말이 없다”면서도 “의도하지도 않은 말을 바꿔 해석하고 모욕감을 느꼈다니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라며 사과 요구를 거부했다.
류 교수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 기존 입장을 고집했다. 류 교수는 “물론 그 당시에는 그만두기 더 어려웠다는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에 따르면 당시 위안부 여성들이 집단행동으로 파업도 했다고 한다. 이는 나의 양심과 학문의 자유”라라고 밝혔다.
교수와 학생 간 권력 위계가 존재하는 강의실에서 그런 발언을 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에 그는 “나는 학생에게 교수의 권위를 내세우는 편이 아니다“라며 ”학생들과 큰 갈등 없이 34년간 강의했지만 이번에는 희한하게 일이 꼬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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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류 교수는 연세대가 학문의 자유를 보호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류 교수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 세월호 사건을 언급하며 “(이 사건들을) 조금이라도 다른 시각에서 얘기하면 민족 반역자 취급을 받는다. 위안부도 마찬가지”라며 “새로운 의견이 나오면 그걸 말할 수 있어야 하는데 학문적 담론으로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나에 대한 파면 요구는 학문의 자유 침해”라며 “소수의 의견일지라도 연세공동체 전체가 보호해줄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자신의 파면을 요구한 연세대 총학생회를 향해서는 “판단이 순수하지 않다고 본다”고 논평했다.
문제의 발언이 녹음된 강의 내용이 유출된 데 대해서도 류 교수는 ‘비열한 방법’이라며 강하게 불만을 나타냈다. 류 교수는 “내가 위안부 문제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어 나를 때려잡아야 한다는 구도가 형성됐다”며 “이는 또 다른 방법으로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류 교수는 문제가 된 ‘발전사회학’ 수업에 대해 강의 중단 조치가 내려진 것과 관련해 “잘못한 것이 없는데 왜 강의를 못하게 하는지 이해가 안 되지만, 규칙이 그렇다고 하더라”며 “오는 30일 조사를 위해 교원인사위원회 출석을 통보받았다”고 언급했다.
류 교수는 일본 극우 인사의 돈으로 출연한 재단이 출연한 ‘아시아연구기금’의 사무총장을 지낸 바 있다.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인 사사카와 료이치가 도박 자금으로 일본재단을 세웠고, 학술 교류와 연구 명목으로 일본재단이 연세대에 약 100억원을 출연해 만든 것이 아시아연구기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