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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본관 재점거 학생들 ‘징계·형사고발’
서울대는 2일 오전 열린 본부 회의에서 전날 본관 재점거 시위를 주도한 학생들을 징계하고 형사고발 하기로 했다.
성낙인 총장은 이날 오후 발표한 담화에서 “대학 당국은 지식 공동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일부 학생들의 명백한 불법적 행위에도 인내를 갖고 대응해 왔다”면서도 “학생들의 반복적인 불법행위를 엄단하기 위해 행정·사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성 총장은 이어 “지난 1일 본관 재점거 과정에서 나타난 일부 학생들의 행동은 학생 시위의 도를 넘은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기물 손괴 등의 명백한 불법 행위에 대해 별도의 형사고발을 통해 엄단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학교 측은 이날 중 서울 관악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고발 대상 학생은 10명 미만으로 알려졌다.
총학생회 측은 “폭력을 일삼는 학교에 맞서 싸울 것”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총학생회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본부 1층에서 성낙인 총장에게 대화를 요청한 학생들이 직원들에게 강제로 끌려 나왔다”며 “4명이 넘는 학생들이 병원에 후송됐다”며 밝혔다. 이들은 “지난 3월 11일 농성장에서 학생들을 강제로 끌어내고 물대포를 쐈던 그날의 기억은 깊은 상처로 남았다”며 “그럼에도 성낙인 총장은 학생들이 불법을 저질렀으니 형사고발과 중징계를 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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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캠퍼스 계획은 지난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대가 당시 내놓은 마스터플랜에서 2018년 3월 배곧신도시에 강의 시설과 기숙사, 평생교육원 등을 갖춘 캠퍼스와 500병상 규모의 서울대병원을 짓기로 했다.
서울대는 지난해 8월 시흥캠퍼스 추진을 위해 시흥시와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소통이 없는 기습 체결로 학생을 고려하지 않은 수익 사업일 뿐”이라며 지난해 10월부터 150여 일간 본부 점거 농성을 벌였다. 그러다 지난 3월 학교 측이 휴일 오전 직원들을 동원해 학생들을 끌어내면서 강제 해산됐다.
이후 지난달 27일 학생 20여명이 총장 면담을 요구하며 기습적으로 본관에 진입해 로비에서 연좌 농성을 다시 시작했다. 닷새 만인 이달 1일 학교 측은 직원들을 동원해 농성 학생들을 끌어냈고 이 과정에서 학생 2명과 청원경찰 1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에 반발한 학생들은 같은 날 오후 본관 앞에서 예정됐던 총궐기를 진행했다. 임수빈 부총학생회장은 “총장이 자리에서 내려오거나 학생들이 쓰러지거나 둘 중 하나가 결정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학생 300여명이 본관 재진입을 시도했고 이를 막으려는 교직원 등과 뒤섞이며 본관 주변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일부 학생들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망치 등을 이용해 2층 창문을 부수고 건물로 진입, 본관 1층 우측 출입문을 개방하면서 재점거했다.
학교 측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재물손괴는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학생들은 다칠 우려가 있으니 자제하라”며 경고 방송을 했지만 학생들 제지에 직접 나서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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