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테러방지법 처리를 막기 위해 오는 10일까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갑자기 중단 결정을 하고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국민 여러분에게 정말 죄송하다. 죽을 죄를 지었다. 용서해달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7시 2분쯤 38번째 주자로 단상에 올라 “의원들의 열정과 국민의 열망을 제 판단으로 날려버렸다. (필리버스터로 인해) 죽어있는 국회가 살아 움직인다는 평가를 하신 분도 계셨고, 모처럼 국회의원들이 제 할 일을 한다고 하는 분도 계셨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좋아하고 환호하는 국민들을 무시하고 제가 이런 압박에 밀려서 선거를 앞둔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몰려서, 선거법을 할 수밖에 없었던, 그래서 국민들에게 보고 드리지 못하고 국민에게 허락 받지 못하고 중단 선언을 한 것에 대해 용서를 구할 때까지, 용서의 마음이 생길 때까지 저는 여기 서 있겠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가비상상태라며 테러방지법을 직권상정한 정의화 국회의장에 대해, “정의화 의장이 신념을 버리고 이렇게 터무니없는 직권상정을 한 것은 대통령에 의한 압박이 있었으리라고 확신한다”며 “(감히) 직권상정할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테러방지법 처리를 압박한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이 원내대표는 “이번 직권상정은 국민에 대한 국민의 쿠데타”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 5·16 쿠데타를 벌였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또 쿠데타를 성공하게 할 수는 없다”고 질타했다. 이 원내대표는 오후 6시 20분 현재 필리버스터를 이어가며 11시간 넘게 테러방지법 처리를 반대하는 토론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필리버스터 17번째 주자로 나선 정청래 의원이 11시간 39분 동안 토론해 은수미 의원이 세웠던 10시간 18분을 갈아 치웠다. 오후 6시 40분이 넘으면 정 의원 기록도 경신하게 된다.
김기준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할 수 있는데 까지 하겠다고 했다. 그게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일이라는 생각이다. 최선을 다해서 마지막으로 새누리당한테 (테러방지법의) 수정을 촉구하겠다는 게 이 원내대표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 원내대표는 주호영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테러방지법 중 무제한 감청 가능성이 있는 부칙 2조2항의 수정을 요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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