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정책연구원과 미국 랜드(RAND)연구소는 30일 발표한 ‘한국에 대한 핵보장 강화 방안’ 공동 연구보고서에서 “김정은은 2030년대가 되면 최대 300~500개까지 핵탄두를 보유하려 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같은 내용의 대한 핵 보장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북한은 이미 한국에 실제적인 위협을 가할 핵무기 전력을 확보했고, 미국에도 심각한 위협을 가할 단계에 이르렀다”며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지 못한다면 미래 한국은 자체 핵무기 보유를 추진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되면 한국 경제에 심각한 손상을 입히는 국제제재를 유발하고 한국과 동북에 대한 엄청난 정치적 논란과 불안정을 야기하며 세계적인 핵무기 확산을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 때 채택된 ‘워싱턴 선언’이 미국 핵우산의 전략적 명확성을 강화하기는 했지만, 한국의 핵보장 수준을 실질적으로 높이기 위한 구체적 이행 방안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고, 북한의 핵무기 생산동결을 이끌어내기 위한 4단계의 절차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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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는 한국이 비용을 부담해 미국의 B61 전술핵무기 100기가량을 현대화하고 이를 ‘한국 안보 지원용’으로 지정하는 것이다. 이 핵무기들은 미국에 보관되지만, 한국에 신속히 배치될 수 있는 태세를 유지하게 된다. 미국은 현재 노후화한 기존 B61 핵폭탄을 정밀폭격이 가능한 개량형 B61-12로 현대화하는 작업을 해왔지만 예산 제약을 겪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북한이 동결을 거부하면 4단계로 한미는 제한된 수(약 8∼12개)의 미 전술 핵폭탄과 몇 대의 핵 투발 이중목적 항공기를 한국에 배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만약 이 방안이 시행된다면 향후 수년 안에 약 180기의 미국 핵무기가 한국 안보용으로 지정될 것”이라면서 “이 중에는 상징적 혹은 실제 작전적 목적으로 한국에 배치된 8~12기의 B61 항공폭탄이 포함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아산정책연구원은 지난 2021년부터 랜드연구소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에 대한 공동연구를 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