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 캠페인을 전개하는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The Carbon Disclosure Project)의 공동 설립자 폴 디킨슨은 16일 서울신라호텔에서 ‘기후 위기: 가능성 있는 미래로의 초대’를 주제로 열린 제13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기후 변화 위기를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비유하며 한국이 변화에 적응하지 않으면 결국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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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국과 기업은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기후위기를 막고자 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려는 노력을 가속하고 있다. 2050년까지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RE100 캠페인도 출범 8년 만인 현재 애플, 구글, GM, BMW 등 굴지의 다국적 기업을 포함해 360여개사가 참여했다. 이 중에는 SK하이닉스와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등 19개 국내 기업도 있다.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탄소 다배출 업종에 대한 탄소관세 부과가 현실화하고 있고 금융 투자에도 제약이 걸리기 시작했다. 탄소배출 정보를 공개하는 CDP에도 굴지의 투자자와 기관, 전 세계 증시 시가총액의 64%에 이르는 1만3000여 기업이 참여 중이다.
디킨슨은 “탈탄소는 이제 도덕적 구호가 아닌 기업 생존에 영향을 주는 요소”라며 “글로벌 브랜드 기업을 다수 보유한 한국 산업은 이 같은 요구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도 이 같은 변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시행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조업 비중이 국내총생산(GDP)의 27%에 이르는 탄소산업 중심 국가이기 때문이다. 이날 포럼에 참여한 경제단체 관계자들도 2050년까지의 탄소중립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호소했다.
디킨슨은 그러나 한국에 탄소중립은 물론 ‘넷제로’(온실가스 순배출 0)도 시행할 역량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도 했다. 그는 “한국은 산업화와 정보화에 성공한 역사가 있다”며 “정부가 정부와 기업의 협업으로 혁신을 이끈다면 주요 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전 세계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