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달성" 자찬한 홍남기, 부동산·물가·금융 숙제 남겼다

이명철 기자I 2022.04.28 15:35:18

文정부 마지막 비경 중대본 “빠르고 강한 경기 회복 달성”
우크라 사태 등 금융시장 변동성, 부동산시장 불안 조짐도
소상공인 피해 회복·양극화 해소 속 재정정상화 노력 시급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공지유 기자] 이번 정부 마지막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비경 중대본)를 주재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동산시장과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금융시장 안정을 최대 현안으로 제시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8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기재부)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 등 대외 경제 안보 리스크에 대한 대응과 최근 급등세인 원·달러 환율과 관련 시장 안정 조치 등 개입 의지를 시사했다.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재정준칙 도입과 미래 성장을 위한 한국판 뉴딜의 지속 추진도 당부했다.

◇물가·환율 뛰고 부동산 불안…엄중한 경제 상황

홍 부총리는 28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비경 중대본에서 “향후 일상 복귀 시작과 엄중한 경제 상황을 종합 감안할 때 앞으로도 3가지 과제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며 부동산·물가·금융 안정과 양극화 해소, 미래대비 투자 정책 등을 제시했다.

부동산 시장의 하향 안정화와 물가 안정, 금융시장 변동성 제어는 우리 경제의 최대 당면 현안으로 꼽았다. 최근 부동산 시장은 일부 지역 집값이 들썩이는 조짐을 보이며 불안 심리가 번지는 모습이다.

3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4.1% 오르며 10년여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고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을 경신하는 등 전반적으로 변동성이 커지는 양상이다.

부동산과 물가 안정 등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도 중점을 두고 있는 정책이다. 홍 부총리도 경기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과 국제금융 변동성 확대, 우크라이나 사태 파급 영향 등 대외 경제 안보 리스크의 부각·상시화에 대한 체계적 대응도 주문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원·달러 환율과 관련해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속도 강화 가능성과 중국 봉쇄 조치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 등 대외 요인에 따라 오름세가 가파르다는 판단이다.

홍 부총리는 “정부는 급격한 시장 쏠림이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고 필요한 경우 시장 안정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서는 시멘트 등 건설자재 수급동향 점검·대응도 논의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유연탄 가격이 연초대비 2배 수준으로 급등하면서 시멘트 등 주요 건설 자재 수급불안과 가격 상승을 불러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홍 부총리는 “호주산 유연탄 수입비중을 1.5배 확대하는 등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수입검사 최소화 등 24시간 신속통관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철근·시멘트 등 주요 자재 국내 생산 확대를 독려하고 시멘트·철근 등 관련 주요 자재 조기경보시스템(EWS) 등급을 상향 조정하고 매점매석·담합행위 등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재정준칙 도입, 한국판뉴딜 지속 추진해야”

이날 열린 비경 중대본은 사실상 이번 정부의 마지막 회의다. 지난 2020년 4월 코로나19 위기가 확산하면서 문 대통령이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했고 이후 기존 경제장관회의를 비경 중대본 체계로 전환했다. 지금까지 60여차례 회의를 통해 약 310건의 정책 안건을 논의했다.

2020년 4월 29일 열린 홍 부총리 중심의 경제 중대본 첫 안건은 ‘한국판 뉴딜’이다. 이후 코로나19 대응 정책 중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책 논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175조원 가량의 금융지원 패키지와 총 150조3000억원 규모의 7차례 추경 등이 비경 중대본에서 다뤄졌다.



홍 부총리는 “확장재정 등 강력한 선제적 정책 대응을 통해 선진국들에 비해 충격을 최소화하고 경기 회복은 가장 빠르고 강하게 달성했다”며 비경 중대본의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2020년 대부분 국가들은 마이너스(-) 4~9%의 역성장을 기록하는 동안 한국은 0.9% 역성장에 그쳤고 2019년대비 2021년 국내총생산(GDP)은 한국이 103.1%로 호주(102.4%), 미국(102.1%) 등을 앞질렀다.

다만 여전히 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차기 정부에서의 과제도 산적했다. 확장적 재정에 따라 GDP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50.1%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홍 부총리는 “향후 단계적 일상 회복과 함께 질서 있는 재정 정상화 및 재정준칙 도입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소상공인 회복 지원과 K자형 양극화 해소 노력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인수위 역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통한 피해계층 지원 등 정책을 추진 중이다.

새 정부에서 구조조정 우선순위로 꼽히는 한국판 뉴딜 및 탄소중립 정책 등에 대해서는 다음 정부에서 중점 추진해야 한다고 홍 부총리는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최근 한국판 뉴딜을 두고 다음 정부가 방향성을 이어가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어 새 정부 정책 기조에 어떻게 반영될지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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