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65)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인 클래식 연주자들의 활약에 이같이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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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의 첫 인연은 1988년 서울 신포니에타 창단 연주회였다. 이후 1997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평화와 화합을 위한 97 갈라 콘서트’, 2008년 에사 페카 살로넨이 이끄는 LA 필하모닉의 아시아 투어 등으로 한국을 찾았다. 브론프만은 “훌륭한 한국 관객 앞에서 연주하는 것은 늘 즐겨웠다”며 “한국의 문화, 교육, 그리고 한국인이 가진 클래식 음악에 대한 관심을 매우 좋아한다”고 이번 내한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브론프만은 러시아 태생의 유대인 피아니스트다. 7세 때부터 피아노를 시작한 그는 10대에 미국으로 이주했고, 1989년 카네기홀에서 데뷔하며 세계적인 연주자로 거듭났다. 1991년에는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음악상인 에이버리 피셔 상을 수상했다. 에사 페카 살로넨의 지휘로 LA 필하모닉과 협연한 버르토크 피아노 협주곡 앨범으로 1997년 그래미상 협주곡 부문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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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제 손가락에 어떤 조각이 박혔고, 그것을 제거해야만 했습니다. 수술 과정에서 생긴 상처로부터 피가 난 것 같습니다. 그날 무대 위에서 버르토크를 연주하는 동안 피가 났지만 그것은 연주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브론프만과 협연하는 RCO는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과 함께 세계 최고 오케스트라로 손꼽힌다. 브론프만은 이같은 표현에 대해 “그것은 자명한 사실이다”라며 “모든 훌륭한 오케스트라처럼 RCO도 특유의 사운드와 함께 음악을 대하는 고유한 태도와 방식이 있다”고 말했다.
브론프만에게는 ‘러시아 낭만 음악의 스페셜리스트’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미국에 정착한 뒤에서 러시아 레퍼토리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브론프만은 “어떠한 음악의 ‘스페셜리스트’라는 수식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며 “러시아 작품들을 좋아하는 만큼 독일 작품도, 프랑스 작품도 모두 좋아한다. 이 모든 음악에는 명확한 특색과 차이점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또한 그는 “공연을 통해 그 음악이 가진 감정을 관객에 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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