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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WP)는 29일(현지시간) “많은 미국인들이 헌법상 낙태권을 부인한 판결이 나온 이후 낙태권 옹호 단체인 ‘플랜드 패어런트후드’(Planned Parenthood) 웹사이트를 통해 낙태가 가능한 병원이나 일정 등을 알아봤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들이 온라인 일정 도구를 사용한 경우 플랜드 패어런트후드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틱톡 등 빅테크 기업들과 위치정보나 선택한 낙태 시술 방법 등을 공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이러한 정보들이 불법 낙태 시술을 받거나 이를 도와준 사람을 찾아내 체포·기소하려는 각 주(州) 사법당국에게는 매우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주로 원정 낙태 등을 시도했다가 기소당했을 때 증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온라인 추적을 차단하는 앱 개발업체 ‘락다운 프라이버시’가 직접 실험해본 결과, 플랜드 패어런트후드는 구글, 페이스북, 틱톡과 IP주소, 방문한 사이트, 선택한 낙태 시술 방법, 접속 시간, 구글 또는 페이스북 ID 등의 개인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플랜드 페어런트후드 측은 “마케팅 차원에서의 정보 공유”라며 “성(性)·건강관리 교육이나 관련 정보를 찾는, 부모 등과 같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보 추적이 왜 특정 웹페이지에서만 작동하는지, 또 앞으로 낙태를 금지하는 주정부에서는 해당 기능을 제거할 것인지 등과 관련해선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고 WP는 꼬집었다.
최근 몇 년 동안 미 사법당국이 빅테크들에 수사·기소를 뒷받침할 디지털 증거를 요구하는 사례는 늘어나는 추세다. 구글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경찰에게 5만 900여건의 정보 제공 요청을 받았는데, 이는 2016년 상반기의 약 4배에 달하는 규모다. 구글은 요청 중 82%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WP는 “많은 사람들이 빅테크들이 주정부가 관련 정보를 넘겨달라며 소환장을 발부했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궁금해하고 있지만, 빅테크들은 판례가 나온지 1주일이 지난 현재까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