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3일 열린 ‘건전한 항공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M&A 과제’ 토론회에서 “KDB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으로서 아시아나항공의 부실 채무에 대해 채무 조정 등 손실 부담이 불가피했다”며 “그러나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자들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한진칼(180640)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까지 얻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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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산업은행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하면, 한진칼이 이 돈과 자회사 대한항공의 주주 돈으로 다시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사들여 최대 주주로 올라서는 구조다. 앞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반도건설·사모펀드(PEF) KCGI(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 등 3자 연합과 한진칼 지분율 다툼을 벌이는 상황에서 산업은행의 한진칼 자금 투입이 조 회장 부당 지원이라는 지적이 일었다.
이 교수는 “3자 연합이나 조원태 회장 측 누구도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반대하지 않는다”며 “한진칼 지분율 경쟁과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별개의 문제인데, 왜 산업은행은 조원태 회장 편을 들고 싶어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그는 “결합 법인 탄생 이후 기업 가치는 어떻게 높일 것인지에 대한 이슈도 실종됐다”며 “산업은행이 인수·합병 후 통합 관리(PMI) 책임을 한진칼에 지운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문길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항공 시장이 2019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2~3년이 걸릴 전망”이라며 “항공 산업 생태계 회복 및 경쟁력 회복 시기까지 경쟁 제한을 일부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강지원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변호사)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은 양대 대형 국적 항공사와 저비용 항공사(LCC) 3개의 통합을 수반하는 국내 항공 산업의 근본적인 구조 개편”이라며 “시장 획정, 경쟁 제한성 판단, 예외 사유 검토, 필요 시 부과하는 시정 조치의 범위와 성격 등 모든 이슈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의 면밀하게 정치한 심사가 의결서에 담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 토론회는 국회입법조사처와 더불어민주당 이용우·조응천·민형배·오기형·민병덕 의원 주최로 열렸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대형 독점 항공사의 출현으로 소비자 후생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통합 항공사의 가격 담합 우려 해소 방안, 항공 노선의 전략적 재조정 등이 필요하다”며 “두 항공사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모든 주주가 동의할 수 있고 경영권 개입 논란을 불식하는 방안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