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보이스피싱 척결방안 현장행사에 참여해 “부처간 공조를 통해 보이스피싱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이스피싱의 피해는 2017년 2431억원에서 2018년 4440억원, 2019년 6720억원으로 확대했다. 올 1월부터 4월까지 집계된 피해액은 1220억원으로 소폭 둔화는 되고 있지만 범죄 수법이나 수단 자체는 고도화되고 지능화하는 만큼,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은 위원장은 먼저 보이스피싱을 척결하기 위해서는 금융사들이 먼저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특히 이번 보이스척결 종합방안을 발표하며 금융회사들이 보이스피싱의 기본 책임을 지도록 원칙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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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들에 보이스피싱 책임을 부과한 만큼, 예방 노력도 커지게 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금융사들이 보이스피싱을 차단하기 위한 디지털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접목하도록 지원한다. 특히 금융사들은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는 금융거래를 모니터링하는 ‘이상금융거래 탐지시스템(FDS)’을 의무적으로 구축하도록 했다. FDS는 금융거래 과정에서 금융회사가 수집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상금융거래를 탐지하는 시스템이다.
이제까지는 FDS 구축에 별다른 관련 법령이 없었고 개별 금융회사들의 거래 정보로 운영돼 정보량도 많지 않았다. 이에 정부는 금융권과 통신, 유통 등이 힘을 합쳐 보이스피싱을 막을 수 있도록 ‘사기정보 컨소시엄’ 구축, FDS를 고도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통신사들은 보이스피싱 통화에서 자주 사용되는 문장이나 단어 등을 빅데이터와 AI기술을 활용해 더 촘촘한 FDS 개발에 힘을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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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차원에서도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스마트폰 등 통신수단 부정 사용 자체를 사전에 방지하는 등 ‘개통-이용-중지’ 단계에 걸쳐 신속·종합적 대응체계 구축한다. 보이스피싱에서 주로 사용되는 ‘대포폰’을 차단하기 위해 선불폰이나 외국인 명의폰을 중심으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공공기관이나 금융사를 사칭하는 전화번호 거짓표시를 차단하는 체계도 구축한다.
특히 최근 문제가 되고 잇는 SIM박스에 대해서도 단속을 강화한다. SIM박스는 스마트폰 한대에 하나씩 있는 유심카드를 최대 256개까지 꽂아 전화번호를 변조하는 형태로 악용되고 있다. 또 보이스피싱의 수단이 되는 악성 애플리케이션이나 피싱사이트 등은 피해 신고 직후 바로 차단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정부는 관계부처와 협의해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해서는 일반 사기범죄보다 더 무겁게 처벌할 수 있도록 ‘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은 위원장은 “디지털 기반 혁신성장의 이면에서 금융·통신의 신기술이 보이스피싱·불법사금융 등 민생침해 금융범죄에 악용되고 있다”면서 “금융, 통신과 관련한 민관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보이스피싱을 막기 위해 금융사들과 범죄자들이 싸움을 하게 된 셈인데, 이 과정에서 편리함에 익숙해진 국민들이 불편할 수 있다”면서 “비행기를 탈 때 공항에서 많은 검사를 하는 것도, 불편하지만 안전한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이듯 더 안전한 금융서비스를 위해 불편함이 있더라도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