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검찰이 방위산업 비리 의혹과 관련해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서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던 방산관련주(株)가 모처럼 반등에 성공했다. 최근 사흘 연속으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데다 정부가 국방예산을 늘리기로 한 것도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방산비리 의혹 수사와 관련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전까지 주가 방향성을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전망하고 있다.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047810) 주가는 전날보다 4.69% 오른 5만2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사흘 동안 21.4% 급락한 뒤 나흘 만에 반등했다. 지난 17일과 18일 이틀 동안 160만주 이상 순매도를 기록한 외국인이 사흘 만에 9만9000주 매수 우위를 보이며 주가 반등을 이끌었다. LIG넥스원(079550)과 한화테크윈(012450)도 이날 각각 5.51%, 2.45% 올랐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국방장관과 합참의장, 3군 총장 등 주요 군 지휘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국방예산을 임기 내에 국내총생산(GDP)의 2.9%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방예산은 GDP 대비 2.4% 규모다. 계획대로 진행하면 국방예산은 현재 40조3000억원에서 오는 2020년에는 50조원을 돌파한다. 군 당국은 늘어난 예산을 북핵과 미사일에 대응하는 데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첨단 무기를 배치하는 데 많은 예산을 투입한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에 상장한 한국항공우주 LIG테크윈 등은 성장할 기회가 많아지는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방산비리 수사 결과에 따른 배상 책임 등이 남았다는 점이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수사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방산비리 척결의지가 강해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5일부터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 개발 주관사인 한국항공우주와 협력업체 5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은 방위사업청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뒤 수리온 결함을 보완할 때까지 전력화를 중단하고 한국항공우주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노현주 흥국증권 연구원은 “수리온과 관련해 매출 인식 지연과 추가 비용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투자심리 훼손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