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산업은행은 호반건설이 28일 금호산업 매각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호반건설은 입찰가격으로 6007억원을 써냈다.
매각가격으로 예상됐던 1조원 안팎에 크게 미달하면서 채권단운영위원회의 결정으로 공은 넘어갔다. 채권단운영위원회는 6개 금융기관으로 구성돼 있으며 4개 기관이 동의해야 호반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다.
호반건설이 제안한 이 가격에 채권단이 협의하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부담을 한결 던다. 박 회장의 자금력은 알려진 바가 없으나, 금호그룹 워크아웃 이후 사재 3300억원을 털어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호반건설이 우협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할 경우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은 재매각을 진행하거나, 호반건설과 수의계약으로 전환해 가격협상을 진행할 수도 있다.
산업은행은 우협대상자가 선정되면 5영업일 이내에 우선협상권을 부여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것과 아울러 금호산업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호반건설 인수 희망가격에 경영권 지분(지분율 50%+1주)을 되살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지 여부를 묻는다. 통보를 받으면 박 회장은 1개월 이내에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산업은행에 통보하고 3개월 이내에 잔금납입을 완료해야 금호산업 지분을 되찾을 수 있다.
박 회장이 금호산업을 되찾지 못하면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30.%)-금호터미널(100%)-금호고속(매각 진행 중·금호터미널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예정)의 지분관계로 이뤄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해체된다. 이번에 매각하는 지분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금호산업 워크아웃 과정에서 출자전환 등을 통해 보유하게 된 57.5%(약 1955만주)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020560)의 최대주주(지분 30.08%)여서 금호산업을 지배하면 사실상 아시아나항공 경영권을 가져갈 수 있다. 저비용항공사인 에어부산 지분 46.00%를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지분율 100%), 금호사옥(79.90%), 아시아나개발(100%), 아시아나IDT(100%)를 계열로 거느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