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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고’도 버거운데 최저임금까지…유통가 압박 가중
15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4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 700원으로 의결됐다. 앞서 노사는 최초 요구안으로 노동계는 1만 2000원, 경영계는 동결(1만 320원)을 제시한 뒤 12차례 수정안을 거쳐 격차를 좁혀왔지만 끝내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고, 표결 끝에 결정됐다. 최저임금 전년대비 인상률은 2023년 5.0%에서 2024년 2.5%, 2025년 1.7%로 낮아지다 올해 2.9%를 기록한 뒤 내년 3%대로 올라섰다.
해마다 반복되는 인상 속에 현장이 느끼는 부담은 커지고 있다. 특히 편의점과 외식 프랜차이즈, 대형마트 등 전통적인 유통 채널은 최저임금 인상에 가장 민감한 업종으로 꼽힌다. 서비스직 비중이 높고 인건비 비중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다. 2025년 고용노동부 고용형태 공시제에 따르면 도소매업 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율은 35.1%로 제조업(24.5%)보다 높은 수준이다.
편의점 업계는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아르바이트생 인건비 상승은 점주들의 경영 압박을 키우는 대표 요인으로 꼽힌다. 무인화 도입도 뾰족한 해법이 되기 어렵다. 담배와 주류를 판매할 수 없는 데다 대면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여전해서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담배와 주류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무인으로 인건비를 아끼려다 단골 고객을 인근 유인점포에 빼앗길 수 있다”며 “결국 인건비 부담은 점주가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도 최저임금 인상에서 자유롭지 않다. 소비심리 위축과 온라인 쇼핑 채널 이용 확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인건비 상승은 오프라인 유통업계 전반의 경영 부담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우려다. 한 대형 판매 채널 관계자는 “온라인에 밀려 매장 수익은 제자리인데 셀프 계산대와 키오스크는 이미 상당 부분 도입돼 더 줄일 인건비도 없는 상황”이라며 “인력 효율화 흐름이 더 빨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점주 혼자 12시간 일해”…외식 프랜차이즈 ‘눈물의 경영’
한숨이 가장 깊은 곳은 외식 프랜차이즈다. 임대료, 고금리, 원부자재 등 고정비가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추가 인건비 상승은 ‘생존의 문제’다. 최저임금이 3.7% 오르면서 주 40시간 근로자 1명당 월 인건비는 단순 계산으로 약 8만원 늘어난다. 근로자 5명을 둔 매장이라면 4대 보험과 각종 수당을 제외한 기본급만으로도 매달 약 40만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
문제는 법정 최저임금만 오르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최저임금은 부동산의 ‘공시지가’와 같다”며 “가이드라인이 올라가면 이미 그보다 많이 받던 근로자들의 실제 임금까지 도미노처럼 함께 오른다”고 지적했다. 실제 서울 여의도·마포 등 주요 상권의 아르바이트 시급은 1만 3000~1만 5000원 선이다. 판매가를 쉽게 올리지 못하는 가운데 배달 플랫폼 수수료와 월세, 금리 부담까지 겹치자 “장사하는 사람 입장에선 미칠 노릇”이라는 토로가 나온다.
현장에서는 이미 점주 혼자, 혹은 온 가족이 매달려 버티는 ‘눈물의 경영’이 확산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관계자는 “점주 혼자 하루 12시간 넘게 일하거나 온 가족이 겨우 버티는 매장이 수두룩하다”며 “여기서 인건비가 조금이라도 더 오르면 매장 운영 자체가 어렵다는 게 가맹점주들의 토로”라고 전했다. 인상이 이어지면 키오스크와 무인 조리 로봇, 테이블 오더 확산 등 무인화 전환이 빨라지고, 이는 청년·취약계층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런 부담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중소기업·소상공인 994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올해 최저임금 수준이 경영에 부담이 된다는 응답은 77.6%에 달했다. 향후 최저임금 인상이 감내 수준을 넘어설 경우 우선적으로 고려할 대응 방안으로는 ‘신규 채용 축소’(24.6%)가 첫손에 꼽혔다. 향후 고용 축소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은 AI·키오스크 확산과 맞물려 요식업 등 자영업자의 신규 채용 기피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며 “최저임금을 올려 내수를 활성화한다는 정책 효과가 실제로 나타났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는 살아나지 않고 공실과 폐업만 늘어나는 상황에서 부담은 결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