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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이어 이창용도 금리인하 신호…환율·서울집값은 '발목'

장영은 기자I 2024.07.11 17:55:03

한은, 7월 금통위서 12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
이례적으로 물가상승률 둔화세에 자신감 비쳐
파월 국회 발언 이어 이창용도 '금리인하' 언급
李, 환율·수도권 집값·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도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한국과 미국의 중앙은행 수장이 한 목소리로 금리 인하 신호를 줬다. ‘깃발’에 손을 가져다 대는 수준이지만, 아직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에 있는 한미 중앙은행 수장으로서는 상당한 태세 전환이다. 각국 중앙은행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전 세계적으로 치솟는 살인 물가에 ‘인플레이션 파이터’를 자처하다 일부 국가에선 이미 피봇(통화정책 방향전환)에 나서는 등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창용(왼쪽) 한국은행 총재와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사진= 공동취재단, AFP)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 이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세) 안정에 많은 진전이 있었고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도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적절한 시점에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그동안에는 물가상승률이 높았기 때문에 이를 목표수준으로 안정시키는 데 주력해 왔다”면서 “이 과정에서 고통이 있었지만 인플레이션 안정에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물가 상승률이 둔화세에 접어들었다는 확신을 바탕으로 금리 인하 검토에 나섰다는 것이다.

앞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도 10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다는 데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다”면서,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로 떨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금리 인하에 나서면 너무 늦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그렇게 오래 기다리는 것은 아마도 너무 오래 기다리는 것이 될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하방으로 움직일 것이고 아마도 2% 아래로 내려갈 것인데 이는 우리가 바라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에서 고용으로 무게추를 옮기며 오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듯한 파월 의장과 달리, 이 총재는 구체적인 액션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물가에 대한 긍정적인 판단과는 별개로 금리 인하 결정을 가로막는 ‘불편한’ 변수들이 있어서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 총재는 금리 인하 기대가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높이고,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를 부추기면서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에 경계감을 드러냈다. 그는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와 금리 인하 시 나타날 수 있는 성장·금융안정 간의 상충관계를 충분히 고려하면서 인하 시기와 폭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금리인하 발목 잡는 집값·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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