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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서방 제재에 中서 반도체 조달"

장영은 기자I 2023.02.27 17:52:01

中, 대러반도체 수출 지난해 2배 이상 급증
''러 우호국'' 튀르키예 통한 우회 수출 정황도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 따른 반도체 공급 부족 위기를 중국을 통해 타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 AFP)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대부분의 반도체에 대해 러시아 수출을 금지한 지난해 초 러시아의 반도체 수입은 감소했지만, 이후 크게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이 분명하게 드러났다고 WSJ은 덧붙였다.

유출된 러시아 세관 기록에 따르면 지난해 말 러시아의 반도체와 반도체 부품 수입량은 전쟁 전 월간 평균치와 비슷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중국에서 수입됐다.

중국 해관총서(세관) 자료에서도 지난해 중국에서 러시아로 수출된 집적회로(IC)는 1억7900만달러(약 2363억7000만원) 어치로, 2021년(7400만달러)의 약 2.4배로 뛰었다.

WSJ은 “일상적인 가전제품은 물론 군사장비를 가동하는 데 필수적인 반도체가 러시아로 유입되는 것을 완전히 막는 것은 특히 어려운 문제”라며 “서방의 대러 제재 동참을 거부해온 중국이 세계 반도체 무역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산 반도체가 러시아로 흘러들어가는 과정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면서도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있는 튀르키예가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있다.

중국산 다이오드와 트랜지스터 등 특정 반도체들의 지난해 전체 수출량은 36% 증가했는데, 튀르키예에 대한 수출량은 2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러시아에 대한 튀르키예의 반도체 수출량은 320만달러(약 42억3000만원)로 2021년(7만9000달러)의 약 40배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또 지난해 튀르키예가 러시아에 수출한 전기기계와 전자제품 수출량도 5억5900만달러(약 7381억6000만원)로 2배 이상 늘었다.

미국 재무부 관리들은 이달 초 러시아의 물자 조달망 단속을 위해 튀르키예와 오만,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방문하기도 했다.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지난 20일 방위산업에서 사용되는 전자제품을 러시아에 수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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