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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신용등급 AA-)가 이날 진행한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제71-1~3회) 수요예측에서 총 9000억원의 기관투자가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애초 모집금액은 2500억원 수준으로 4배 가까운 자금이 몰린 것이다.
트랜치별로 살펴보면 2년물 700억원 모집에 3100억원, 3년물 1500억원 모집에 5300억원, 5년물은 300억원 모집에 600억원이 모집됐다. 호텔신라는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500억원까지 증액 발행도 검토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금리밴드를 2년과 5년 만기 회사채 개별민평 수익률의 산술평균에 -30bp~+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이자율을 제시했고, 3년물은 -20bp~+20bp로 제시했다. 이에 모집물량은 2년물 0bp에, 3년물 -5bp에 채웠다. 5년물 +13bp에 모집액이 낙찰됐다.
한 증권사 채권딜러는 “간만에 언더 금리에 기관투자가 수요가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며 “코로나19 엔데믹 가시화로 호텔신라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기관투자가 자금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참좋은여행사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6일 국제선 운항 횟수를 100회씩 증편하는 등 정상화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직후 유럽여행 예약건수가 하루 1200건으로 급증했다. 코로나 침체기에 하루 20건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60배가 늘어난 것이다.
특히 유럽여행 예약건이 급증했고, 동남아와 미주 여행 예약률도 200% 이상 늘었다.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해외항공권 노선별 예약률(3월 11~4월 4일)은 전월 동기간 대비 전체 256%가 늘었다. 괌·사이판을 포함하는 대양주가 360% 늘었고, 동남아 296%, 유럽·중동 257%, 미주 265%, 일본 23%, 중국 4%로 집계됐다.
엄정원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오미크론의 낮은 중증도와 높은 백신 접종률 등으로 코로나 엔데믹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여행 수요가 점차 회복될 전망이고, 지난 3월 내국인 면세점 구매 한도 폐지 등 정부 지원도 이어지고 있어 업황이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동선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따이궁의 서울 시내면세점에서의 대량 구매와 공항면세점 임차료 감면 등에 기반해 호텔신라의 2021년 면세유통부문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했다”며 “출입국 방역 규제 완화 추세, 국토교통부의 국제선 항공편 증편 계획 등을 감안할 때 올해 하반기 이후 해외 여행 수요는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며, 이에 따라 호텔신라의 영업실적은 점차 개선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호텔신라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모두 회사채 상환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제68-2회(1300억원)와 제69-2회(1200억원) 무보증사채 만기가 내달 29일에 도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