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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에는 벌써부터 금리 인상에 대한 심리적 여파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한국감정원이 15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아파트값이 6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강동구 고덕동 D공인 관계자는 “비수기에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변 시세가 일주일 새 1000만~200만원 가까이 내렸다”며 “내년 상반기 금리가 오르면 시장 상황이 더 나빠져 매도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가 더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당장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날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하면서 일단 지켜보자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정부의 거듭된 대출 규제로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대출금리를 올린 상황에서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 부동산시장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투자 자문부 팀장은 “과거 대세 상승기에는 풍부한 투자 수요가 시장을 뒷받침했지만, 지금은 정부의 잇단 주택·금융 규제로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된 상황”이라며 “주택 공급 과잉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대출 금리 인상에 대한 심적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도 “정부의 대출 규제와 입주 물량 증가, 정국 혼란 등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금리까지 오르게 되면 주택시장 침체의 골은 더 깊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국내 금리가 올라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이미 예견됐던 미국 금리 인상 단행으로 오히려 시장에선 불확실성이 사라지게 됐다”며 “금리가 조금 오른다고 시장에 미치는 흐름이 하루 아침에 바뀌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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