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이들은 반도체업종뿐만 아니라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대장주로서 유가증권(코스피)시장 전체 시가총액의 20%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향후 실적 및 주가 회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반기 D램값 하락 여파 불가피
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거래일대비 2.97% 하락한 3만7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1월 31일 장중 한때 연중(52주) 최고가인 5만4140원을 찍은 후 등락을 반복하다가 이날 장중 3만7450원을 찍으며 연중 최저가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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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업체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주요인은 지난해 4분기 디램(DRAM)가격 하락 반전에 따른 업황 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실적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조정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64조3000억원과 13조8000억원에서 62조6000억원과 12조2000억원으로 하향했다. 이 증권사는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에 따라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도 기존 49조4000억원에서 47조1000억원으로 하향했다. 예상 매출액은 246조290억원으로 추정된다.
유진투자증권도 DRAM과 낸드(NAND) 출하 감소 전망에 따라 삼성전자 4분기 매출액을 61조4000억원, 영업이익 12조3000억원으로 조정했다. 이 증권사도 올해 연간 매출액을 종전 대비 2% 하락한 228조원, 영업이익은 6% 내린 43조2000억원으로 하향 제시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에 대해 10조5000억원, 영업이익 5조36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반도체 업황 부진은 최근 발표된 수출지표에서도 나타났다.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반도체 수출잠정치는 1267억 달러로, 전년대비 29.4%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만 놓고 보면 수출잠정치는 88억6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8.3% 감소해 연내 첫 역성장을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의 단기 부진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 지속이 예상되는데다, 1분기는 비수기로 수요 부진과 가격하락이 동반되어 삼성전자의 실적은 부진할 것”이라며 “낮아진 메모리 가격으로 인한 수요 회복은 성수기에 진입하는 하반기에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SK하이닉스도 매크로적 불확실성과 서버를 포함한 고객사 메모리 구매 지연 영향으로 올 상반기까지 실적 부진은 피할 수 없다”며 “반면 하반기 낮아진 메모리 가격에 따른 수요 창출과 인텔 신규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플랫폼 출시 효과로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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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대표주들이 부진하자 부품주들도 맥을 못추고 있다. 이날 9%대 하락률을 보인 에프에스티(036810)는 종가 기준 지난달 3일 대비 20.59% 급락했다. 원익QnC(074600)는 한 달 새 25.20%, 네패스신소재도 같은 기간 23.17% 각각 하락했다. 솔브레인(036830)과 SK머티리얼즈(036490)도 각각 17.62%, 17.09%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대표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돼야 부품주들의 실적 및 주가도 반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1분기가 실적 및 주가의 바닥권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업계 글로벌 1위인 삼성전자도 당장 올 1분기 업황과 실적이 어떻게 될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1분기 중에 DRAM 가격 및 실적 하락세가 확인이 되고 매크로 상황 및 글로벌 경기 개선세가 뒷받침된다면 주가도 반등을 할 수 있고, 반도체 장비주들의 주가도 함께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가 반도체 경기의 저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되 저점 매수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최근 실적을 기반으로 주당 순자산가치(BPS)에 역사상 가장 낮게 적용됐던 주가순자산비율(PBR) 배수인 0.94배를 적용하면 주가 저점이 3만6000원대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 “경기 호전세나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주가가 당분간 급등하긴 어렵다고 보기 때문에 2년 정도 장기적인 투자전략을 세운다면 3만원대 중반 가격대에 들어갈 만 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SK하이닉스도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비슷한 주가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SK하이닉스도 최근 주가가 조정됐기 때문에 5만원 중반대면 저점매수를 노려볼 만 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