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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에 학교·어린이집 쉬는데 회사는 정상근무…맞벌이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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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신 기자I 2018.08.23 15:37:39

복지부 각 지자체에 어린이집 등원자제 권고
서울교육청 유치원 초·중학교에 휴업 명령
늑장 결정에 어린이집 등원 끝난 뒤 자제권고 통보
"아이 맡길 곳 없는데 휴가도 못내" 맞벌이 난처

제19호 태풍 솔릭이 몰고 온 높은 파도에 제주 서귀포시 위미항 방파제 보강공사용 시설물 91t 가량이 유실됐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제19호 태풍 ‘솔릭’ 북상에 따라 복지부는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에 어린이집에 등원자제 권고를 내렸다. 서울교육청은 태풍이 습격하는 24일 지역내 모든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에 휴업명령을 내렸다. 당장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맞벌이 부부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반복하는 돌봄공백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가족돌봄휴가 도입 등 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어린이집 등원자제 유치원 초등·중학교 휴업 명령

보건복지부는 23일 “어린이집에서는 필수 인력이 근무하되, 영유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부모들에게 가급적 어린이집 등원을 자제하도록 각 지방자치단체에 조치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역시 이날 교육감 주재 회의를 열어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에는 오는 24일 휴업을 명령하고 고등학교에는 휴업을 권고하기로 했다.

문제는 갑작스레 내려진 휴업 명령에 당장 아이 맡길 곳이 없어진 맞벌이 학부모다. 자녀를 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직장인 유은정(35)씨는 “유치원에서 내일 쉰다는 연락이 와 급하게 휴가를 신청했다”면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은 좋지만 회사는 근무하라하고 아이들 유치원은 쉰다면 하루종일 아이는 누가 보라는 말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시교육청은 맞벌이 부부의 사정을 고려해 유치원 에듀케어와 초등 돌봄교실은 정상 운영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강풍으로 차량 전복 위험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통학차량을 운행하지 않고 자율 등원해야한다.

일부 돌봄교실은 ‘사고 발생시 보호자 책임’이라는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사실상 ‘아이를 등교시키지말라’는 압박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어린이집 아이 등원 끝난 뒤 자제권고 통보

정부의 늦장 통보도 문제다. 보건복지부는 22일 오후 늦게서야 각 지자체에 어린이집 등원자제 공문을 보냈다. 등원자제 권고 판단 자체가 전날 늦은 시간에 내려진 탓이다. 등원자제 권고는 각 지자체를 통해 어린이집에 전달되고 어린이집에서 다시 학부모에서 통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되면서 일부 부모는 이미 아이를 등원시키고도 시간이 한참 흐른 이날 오전 10시가 넘어서야 등원 자제 권고 알림을 전달받기도 했다. 관련 자료의 언론 배포도 이미 태풍의 영향권에 든 이날 오전 8시10분경에 이뤄졌다.

학교 휴업도 마찬가지다. 서울교육청은 오전 중 휴업사실을 통보했지만 서울과 함께 태풍 영향권에 드는 경기도 등 다른 지역은 여전히 결론을 내지 못하고 ‘검토 중’이다.

직장인 정선미(39)씨는 “유치원이 쉰다면 휴가를 내야해서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오후에 보내고 있는 학원은 이미 쉰다는 연락이 와서 오전, 오후 남편과 번갈아가면서 반차를 쓰는 방향으로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24일을 임시휴무일로 지정해달라는 청와대 청원도 100건을 넘어섰다. “태풍이 올 때 맞벌이 하는 부모는 아이를 어디에 맡겨야하느냐” “출근해야 하는 유치원 선생님도 한 아이의 엄마”라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결국 늘 반복되는 정부의 대책없는 ‘묻지마 휴업령’을 자제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좀 더 근본적으로는 기업 내부에서 비상시 사용가능한 휴가를 보장해주는 분위기가 형성돼야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일부 기업은 단축근무와 임시휴무를 결정했다. 네이버 내 연구법인 네이버랩스는 이날 오후 3시까지 단축근무하고 24일은 임시휴무일로 지정했다. 네이버랩스 측은 “내륙을 지나는 강한 태풍의 영향으로 네이버랩스 직원과 가족의 안전을 위해 임시 휴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강한 중형급 태풍인 솔릭은 중심기압이 955hPa(헥토파스칼)로 강풍 반경은 340㎞에 달한다. 이날 오전 제주 서귀포 남서쪽 90㎞ 부근 해상을 지나 늦은 오후 충남 서산 남동쪽 30km 부근 육상 근처로 상륙한 뒤 24일 새벽 수도권 지역을 통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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