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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돌 늘푸른연극제, 제작 지원금 `반토막`…“사재 털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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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기자I 2025.07.23 13:10:00

이달 30일 원로연극인축제 개막 앞 제작발표회
이종국·박정자·최정원·기국서 원로 4인 참여
배우 박정자 “내 이름 석자 책임감, 무겁다”
매해 예산 삭감에 열악한 제작 현실 ‘쓴소리’도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한국 연극사를 써온 연극계 원로들을 조명하기 위해 2016년 야심차게 선보였던 ‘늘푸른연극제’가 출범 10회차를 맞았지만, 제작 지원금은 반토막 났다.

첫회 당시에는 작품당 약 1억 원의 제작비를 지원했으나, 매해 예산이 삭감돼 현재는 5000만 원인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15일 대학로 서울연극센터에서 열린 ‘제10회 늘푸른연극제’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최종원(75)은 부족한 제작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열악한 제작 현실을 밝혔다.

제10회 늘푸른연극제 포스터. (사진=한국연극협회 제공).
공모 심사를 거쳐 이번 연극제에 참여하는 최종원은 다음 달 7~10일 김철리 연출과 이강백 극작가의 ‘북어대가리’를 선보인다. 그는 1970년 연극 ‘콜렉터’로 연극 무대에 첫발을 들였다. 최종원은 이런 현실이 안타깝다면서도 “최선을 다해 작품을 만들 생각이다.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연극제를 주최하는 한국연극협회 손정우 이사장은 “첫회에는 작품당 1억원 가량(극장 크기에 따라 차이) 지원했는데, 현재는 절반 수준이다. 사재를 털어 작품에 투자하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실질적인 도움으로 예술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줬으면 한다”면서도 “연극제가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재공연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협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협회에 따르면, 올해 늘푸른연극제의 총 지원 보조금은 4억 2000만원 가량이다. 총 4편의 작품 제작비를 제외하고, 홍보 및 마케팅 비용 등을 감안하면 턱 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사단법인 한국연극협회가 주최·주관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문화재단 △서울연극창작센터가 후원하는 늘푸른연극제는 국내 연극계에 기여한 원로 연극인들의 업적을 기리는 축제다. 70세 이상 원로 연극인들의 예술 세계를 다양한 공연 형식으로 기록하고 복원한다. 단순한 회고나 의례적 존경의 의미를 너머 평생을 예술에 바친 연극인의 삶과 작품을 동시대 관객과 미래 세대에게 생생히 전달하는 데 목적을 둔다.

15일 서울 종로구 서울연극센터에서 ‘제10회 늘푸른연극제’ 제작발표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원로 배우 박정자(83)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연극협회 제공)
올해는 배우 최종원을 비롯해 박정자와 이종국이 각각 주연을 맡은 3편의 작품과 연출가 기국서가 연출한 1편까지 총 4편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오는 30일부터 8월17일까지 서울연극창작센터 서울씨어터 제로와 202에서 잇달아 선보인다.

최종원 배우가 출연하는 ‘북어대가리’는 두 명의 창고지기가 주인공으로 기계적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을 다룬 작품이다.

박정자(83)는 오는 8월 7~10일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가 남긴 회고록 ‘한중록’을 바탕으로 한 연극 ‘꿈속에선 다정하였네’(고연옥 작, 한태숙 연출)에 출연한다. 그는 혜경궁 홍씨를 연기한다.

박정자는 “2019년 공연에 출연했을 당시 우리말의 아름다움, 배우만이 표현할 수 있는 언어에 집중했다”며 “연극 무대는 늘 겁이 난다. 지금은 적어도 내 이름 석 자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하는 시기여서 살아온 무게만큼 짐이 더 무겁다”고 말했다.

이종국(76)은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심재찬 연출과 이근삼 극작가의 ‘막차 탄 동기동창’을 선보인다.

극단 76을 이끌며 실험적 작품을 선보여 온 기국서(73) 연출은 다음 달 14∼17일 사뮈엘 베케트의 ‘엔드게임’을 무대에 올린다. 주연으로는 기국서 연출의 동생인 배우 기주봉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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