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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총재 “지역 경제 구조적 문제가 경제 성장세 약화”
이창용 총재는 이날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경제구조 변화와 지역경제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열린 지역경제 심포지엄에서 “지역 경제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거처럼 모든 지역과 부문에 자원을 균등하게 배분하기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성장잠재력이 높은 곳에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지역 간 격차 심화 △청년인구 유출 △산업기반 약화 등 지역 경제의 구조적 문제들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는 다시 우리경제 전체의 성장세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전폭적인 지원이 지역 경제를 살리는 길은 아니라는 것이 이 총재의 생각이다. 대표적으로 수도권에 비해 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자영업자의 경우에도 선별적인 지원으로 성공사례를 지속적으로 만들고, 반대로 경쟁에서 밀려난 자영업자는 재기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에는 거점도시 중심 발전전략과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통해 수도권집중 완화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관점에서 지역경제가 직면한 변화와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논의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마을이 사라지면 국가도 사라진다’는 마하트마 간디의 말을 인용하면서 “지역발전과 국가의 번영은 뗄 수 없는 관계”라고 강조했다.
“AI·온라인플랫폼, 지역에 위기이자 기회”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 도입과 온라인플랫폼의 성장에 따른 지역 경제의 위기와 기회 요인을 짚어보는 한편, ‘메가샌드박스’와 지역거점 대학 육성 등 정책적인 지원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첫번째 세션에서는 ‘플랫폼 경제의 확산과 지역경제의 도전 및 대응’을 주제로 김기훈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와 정희완 한은 지역경제조사팀 과장이 주제 발표를 했다. 김 교수는 “생성형 AI가 빠른 도입으로 소비자의 구매방식이 ‘검색’에서 ‘대화형 답변’으로 진화하면서 선도 온라인플랫폼의 네트워크 효과는 점차 감소할 것”이라며 “AI를 활용한 개인화 서비스가 고도화되면서 지역특화 플랫폼과 같은 소형 플랫폼의 가능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봤다. 정 과장은 “비수도권이 온라인플랫폼 확산으로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거점도시중심의 소비거점 추진, 지역별 서비스업 특화 노력 등과 함께 지역 자영업 지원 기관의 제도 기획 및 지원대상 선별 능력 확충에 역량을 키우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역경제 발전방안’이라는 주제의 세션2에서는 박양수 대한상공회의소 SGI 원장이 ‘메가샌드박스’를, 서성민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지역거점대학 육성에 대한 발표를 이어갔다. 박 원장은 지역균형발전 정책에도 수도권 집중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국가전략으로 ‘메가샌드박스’를 제안했다. 그는 “일정 수준의 인프라를 갖춘 광역거점도시에 지역별 특화산업을 중심으로 획기적인 재정지원과 규제완화를 집중 도입함으로써 신기술과 신사업을 자유롭게 실험할 수 있는 대규모 테스트베드인 메가샌드박스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 부연구위원은 “지역 과학기술원(DGIST, UNIST)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지역거점대학을 연구중심대학으로 육성할 경우 고용과 매출 증가 등 지역경제에 긍정적 효과가 확인됐다”며 “지역거점대학의 전략적 육성을 위해 정책자원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한은은 기업·학계·정부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모여 지역경제 현안을 함께 논의하고 정책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2023년도부터 지역경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