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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전략자산 삼겠다는 트럼프 속내는…韓도 대응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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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은 기자I 2025.05.28 17:52:54

국제금융센터, ''가상화폐'' 주제로 세미나 개최
"가상자산, 디지털 금융시장서 투자자산 및 결제 역할"
"법·제도 정비하고 ''코인런'' 등 금융안정 위협 대비해야"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친(親) 가상화폐 정책으로 글로벌 가상자산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법적·제도적 인프라 정비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가상자산 투자 수요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면서 금융 안정을 위협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에 대비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홍콩의 한 암호화폐 환전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암포화폐 동전을 들고 있는 화면이 걸려 있다. (사진= AFP)


세계 가상화폐 시장 4800조원…‘코인런’ 등 금융안정 위협 가능성도

28일 국제금융센터가 ‘가상화폐, 금융의 신(新) 패러다임 전환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글로벌 가상자산 수요가 미국을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가상자산이 디지털 금융시대의 주요 자산 및 결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인게코(CoinGecko) 등 주요 시장 데이터 제공 사이트에 따르면 가상화폐시장의 시가총액은 5월 기준 약 3조5000억달러(약 4809조원)로 2021년 대비 4배 넘게 확대됐다.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트럼프 미국 정부의 가상화폐 정책 전환 등 주요국 정책지원도 점차 확대되고 있어 투자 자산이나 결제 수단으로서 가상화폐의 지위도 더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주도로 행정부와 주(州)정부가 가상자산의 전략적 비축을 추진하고 있고, 터키 등 일부 신흥국도 자산다변화와 무역거래 등을 위한 가상자산 보유를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부터 미국 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스펀드(ETF) 거래가 승인되는 등 제도권 금융시장으로의 편입이 빨라지면서 가상자산-전통 금융상품 간 결합에 따른 거래량 증가와 자본 유입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먼저 법적·제도적 인프라가 정비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김동환 금융위원회 디지털금융정책관은 “주요국이 자체 법안 제정을 통해 가상자산의 규제 범위를 명확히 하면서 시장 신뢰도를 높인 반면, 우리나라는 가상자산 발행자격과 발행·유통 공시 등에 대한 법적 구체화 노력이 상대적으로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사진= 챗GPT)


스테이블코인 활용도↑…조속히 제도 마련해야

전문가들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스테이블코인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상래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이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그에 상응하는 미국 국재와 같은 자산을 매입하면서 전통 금융시장과 가상화폐로 대표되는 디지털 금융시장을 연결하는 핵심 매개체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라고 봤다.

스테이블코인은 그 가치를 미국 달러나 금과 같은 특정 자산의 가치에 고정(peg) 시키거나,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설계한 암호화페다. 가격 안정성, 결제 효율성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미국 국채 보유량은 약 1300억달러로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 중인만큼 제도적 보완을 통해 통화 주권을 지키고 이용자 편의를 높이는 한편, 금융 안정 측면에서는 적절한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특히 ‘코인런(대규모 코인 인출 사태)’ 등 리스크가 금융시장 안정성을 위협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정석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라고 하면 달러(현물 통화)와 뱅킹(은행)의 기능을 함께 하는데 그렇다면 당연히 규제가 필요하다”며 “뱅크런과 같은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책 당국 등에서도 시장 불안정성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제 경쟁력을 고려할 때나 이미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국내에 들어와 있는 측면을 감안하면 스테이블코인을 지켜보기만 할 때는 아니다”라며 “제도화 해서 경쟁력을 키우고 이용자 보호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용재 국금센터 원장도 “스테이블코인은 혁신과 글로벌 표준을 바탕으로 국제 송금 등에서의 활용도가 높아 향후 핀테크 등 디지털 금융 활성화를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높은 김치 프리미엄을 악용한 가상자산 투기, 달러 스테이블코인 거래 확대에 따른 해외 거래소를 통한 외화유출 등은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이 원장은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한 제도적 지원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며 “가상자산 거래의 위험요인들을 고려해 금융시장의 안정성과 금융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함께 마련하는 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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