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훈 HMM(011200) 대표는 11일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기자와 만나 “현재로선 임시선박 투입 밖에 방법이 없겠지만 다른 국적선사들과 여러 방안을 살펴볼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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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선사들 위기 공감, 미주항로 중심 선박 재조정 노력
이날 오후 해운빌딩에선 해양수산부가 주최한 문성혁 장관과 국적선사 사장단간 간담회가 열렸다. 최근 선박이 부족해 수출 애로를 겪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서다. 국적선사들과 해수부는 당장 수출기업들의 애로를 해소할 수 있는 지원책과 국적선사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엔 배 대표를 비롯해 고려해운, 남성해운, 동영해운, 동진상선, 두우해운, 범주해운, 장금상선, 천경해운, 팬스타, 팬오션, 태영상선, 한성라인, 흥아라인, SM상선 등 15개 국적선사 사장들이 참석했다. 이날 국적선사 대표들은 수출기업 지원을 위해 현재 선복이 가장 부족한 미주항로를 중심으로 한 선박 재조정을 약속했다.
실제 HMM은 지난 8월 이후 4척의 임시선박을 투입, 미주지역 수출화물 총 1만5944TEU를 추가 운송했다. 월별로는 지난 9월 전년 대비 물동량(1만514TEU)의 약 40%를, 10월엔 국적선사와 외국적선사가 지난해 같은 기간 운송한 물동량(6만5992TEU)의 12%를 추가로 처리했다. 이달 3주 이후부터 다음달 말까지 6주간 중국·동남아 지역에 배정된 주간 선복량 350TEU를 재조정, 국내 수출 중소기업들에게 우선 배정키로 했다. 다음달부터 내년 2월까지도 매월 1척 이상의 선박을 추가 투입해 수출 중소기업에 선적공간을 제공할 방침이다.
SM상선도 다음달부터 내년 1월까지 미주항로에 3000TEU급 임시선박 1척을 투입할 계획이다. 박기훈 SM상선 대표는 간담회 직후 “국적선사로서 최대한 우리 화주들을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임시선복 등 여러 방안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HMM과 SM상선 외에도 참석한 국적선사 대표들은 선복 부족도 문제이지만 컨테이너 박스 부족도 수출기업들에게 애로가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서명천 동영해운 부회장은 “최근 컨테이너 회전율이 너무 저조하다. 선복량 문제보다도 이 문제가 더 심각하다”며 “수출기업들의 애로 핵심을 찾아 지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적선사들은 컨테이너 박스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공동으로 장비를 사용하는 등의 노력을 강구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내년 3월 이후까지 위기 지속 우려도
국적선사들은 최근의 고운임 및 선복 부족 사태가 내년 3월 또는 그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선사들과 화주들간 상생과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문 장관은 “‘마른 수건을 짜는 심정으로 국내 화주들의 운송을 위해 해운업계가 힘써야 한다”며 “결국 현재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해운재건 밖에 해결법이 없다. 국적선사들의 노력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국적선사에 대한 주요 정책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국적선사들은 2017년 8월 한국해운연합(KSP)을 결성해 4차례에 걸친 항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등 자율적 협력을 실행해왔다. 향후엔 아시아 역내에서의 새로운 협력모델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해수부와 해양진흥공사는 보증기능 확대, 국적 선주사 육성을 통한 합리적인 선박 용선 시스템 구축 등을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최근 운임 상승으로 일부 외국적선사가 화주와의 기존 장기계약을 준수하지 않거나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해수부는 이 같은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감독 시스템을 강화하고 국적선사들의 공정거래 질서 확립에 대한 협조를 요청키로 했다.
현재 수출기업들의 애로는 미국내 소비 증진에 따른 운임 상승으로부터 비롯됐지만, 다른 한켠에선 2017년 파산한 한진해운의 여파로도 보는 시각이 있다. 실제 이날 문 장관은 “한진해운 파산 이후 국적선사의 선복 공급량이 감소함에 따라 시장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어려웠던 측면이 있었다”며 “해운재건 전략에 따라 초대형 선박을 도입하면서 이번 수출 대란도 그나마 완화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해수부는 문재인 정부 들어 2018년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수립, 2018년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을 HMM에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 발주 등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그 결과 현재 원양 컨테이너선사 선복량은 현재 77만TEU까지 회복했고 오는 2022년엔 한진해운 파산 이전을 넘어서는 110만TEU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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