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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 韓메모리…`코로나19` 초격차로 극복

양희동 기자I 2020.05.12 16:54:10

삼성전자·SK하이닉스, EUV 차세대 D램 양산 추진
비대면 수요 급증..고성능·고사양 제품 시장 선점
美 '반도체 자급화' 움직임도 메모리엔 영향 미미

삼성전자가 EUV를 적용한 1세대 10나노급(1x) D램 모듈. (사진=삼성전자)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얼마 전 대국민 사과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와 ‘신사업’ 등 향후 투자 방향성을 투 트랙으로 제시한 가운데, 세계 1위인 메모리 반도체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메모리는 비대면 시장 확대로 인한 서버 수요 급증과 가격 상승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양대 메모리 업체들은 극자외선(EUV)란 ‘초(超)격차’ 기술을 D램에 적용, 고용량·고성능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높여,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EUV 공정을 적용한 ‘4세대 10나노급(1a) D램’ 양산 기술을 세계 최초로 확보한데 이어, 하반기 본격적인 제품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EUV를 이용한 4세대 D램은 현재 주력 제품 중 하나인 1세대 10나노급(1x) D램보다 12인치 웨이퍼당 생산성을 2배 높였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평택 신규 반도체 라인을 가동해 4세대 D램을 양산해 코로나19로 급증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및 PC 등 비대면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초미세공정과 양산 능력 모두 초격차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이유는 업계에서 가장 앞선 차세대 제품으로 시장을 선점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넷플릭스 등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와 재택근무, 게이밍, 원격 교육 등 비대면 IT수요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고용량·고성능 서버용 메모리 수요는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 결과 지난달 D램 고정거래가격(DDR4 8Gb 1Gx8·D램익스체인지 기준)도 3.29달러로 전달 대비 11.9%나 급등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D램 값이 한 달 새 10% 이상 오른 것은 ‘메모리 슈퍼사이클’ 초반이던 2017년 4월(11.88%)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D램 세계 2위 SK하이닉스도 올 연말까지 이천 M16 클린룸 준비를 마치고 EUV 전용라인 신설을 예정대로 추진해 계획이다. 2세대 10나노급(1y) D램과 3세대 10나노급(1z)비중도 연말까지 40% 이상으로 높이고, 내년에는 EUV 공정 기반 D램 양산 기술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D램보다 앞선 차세대 제품은 양산 초반엔 가격이 두 배 이상이지만 데이터센터 등 고성능 제품을 원하는 고객들의 수요는 충분하다”며 “안정적인 양산 수율(양품비율)을 확보한 이후에도 20~30% 더 높은 가격에 판매돼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얼마 전 불거진 미국의 ‘반도체 자급화’ 움직임도 시스템반도체에 국한돼 메모리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로 인한 IT 제품 관련 보안 이슈로 인해 대만 TSMC 등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나 인텔의 중국 공장 등이 미국 내 신설이나 이전 등을 추진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처리장치인 시스템반도체와 달리 저장장치인 메모리는 보완 이슈와의 연관성이 적고, 미국엔 D램 ‘빅(BIG)3’업체인 마이크론도 있어 반도체 자급화와는 별 관련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 1~4월 D램 고정거래가격의 월별 추이. (자료=D램익스체인지·단위=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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