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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1632만원→2367만원 일주일새 735만원 ‘껑충’
광주에서 고분양가 논란은 지난달 말 HDC현대산업개발이 서구 화정동에서 분양한 ‘화정 아이파크1·2단지’ 에서 시작됐다. 광주는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만 해도 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3.3㎡당 1200만~1400만원대였지만, 아이파크는 3.3㎡당 1632만원으로 공급하면서 역대 최고 분양가를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불과 일주일만에 아이파크 분양가격의 145%에 달하는 단지가 등장하며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달 초 같은 서구의 농성동에서 신세계건설이 분양한 ‘빌리브 트레비체’다. 상위 0.1%의 고급주택을 표방한 이 단지는 분양가가 3.3㎡당 평균 2367만원대로 직전 최고 분양가보다 무려 735만원나 ‘껑충’ 뛴 것이다. 고급 마감재 등의 사용으로 분양가가 높게 책정됐다는게 해당 시행사의 입장이지만, 땅값이 비싼 서울 아파트 분양가와 버금갈 정도다.
광주지역 분양가가 급등한데는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광주 지하철 2호선’ 개발 호재까지 겹치며 집값이 가파르게 올랐지만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으로 지정이 안됐기 때문이다. 당연히 HUG의 고분양가 통제도 작동하지 않아 민간택지에서 공급한 아파트는 사실상 사업주체(시행사 등)가 책정한 분양가대로 승인이 이뤄진 것이다.
광주 서구청 관계자는 “법적인 제제 권한이 없다보니 시행사가 신고한 분양가를 반려할 수 없다”며 “다만 높은 분양가라는 인식에 분양가 조정 권고를 해 인하를 유도했다”고 말했다. 권고는 법적 제재가 없는 만큼 안 받아들이면 그만이다. 다만 당시 시행사는 서구청의 권고를 받아들여 3.3㎡당 200만원 가량 인하해 ‘평균 2300만원대’의 분양가가 됐지만 여전히 괴리감이 크다는 지적이다.
광주는 청약 관련 규제를 받지 않다보니 투자수요가 몰리며 청약 경쟁률이 뜨겁다는 점도 ‘분양가 급등’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1순위 자격은 청약저축에 가입해 6개월만 경과하면 획득할 수 있고,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도 6개월로 비교적 짧다. 유주택자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비율인 LTV가 60%(무주택자는 70%)가 적용되고, 차주의 금융부채 상환능력을 소득으로 따져서 대출한도를 정하는 DTI(총부채상환비율)는 아예 규제 상한선이 없다보니 대출한도가 높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1~6월 광주에서 아파트 8개 단지(임대 제외)가 분양됐고, 총 1569가구 모집에 5만4202명이 1순위 청약 통장을 가지고 몰렸다. 상반기 평균 경쟁률만 34.5대 1에 달했다. 이중 최고 경쟁률은 지난달 말 분양한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가 기록했다. 총 240가구의 청약신청을 받은 화정 아이파크 1단지는 1순위에서 1만305명이 몰려 평균 67.9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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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현재 집값 과열 양상을 보이는 곳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해 세금·대출·청약 등의 규제를 하고 있다. 조정대상지역은 최근 3개월간 해당지역 주택가격 상승률이 시·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할 경우 검토 대상이 된다. 여기에 추가로 청약경쟁률이나 분양권 전매거래량, 또는 자가주택비율 등이 일정 기준을 넘는지를 따져 요건이 충족하면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한다.
한국감정원이 집계한 광주의 최근 3개월간(3~5월) 주택가격 상승률은 0.08%다. 호남통계청이 발표한 광주시 소비자물가상승률(전년 대비)은 3월 0.2%→4월 0.3%→5월 0.5% 등으로 누적 상승률은 0.7%다. 국토부 관계자는 “광주는 조정대상지역 지정 요건이 안되다보니 강제로 지정할 수 없다”며 “다만 고분양가 문제가 있는 만큼 유관기관인 HUG에 고분양가 관리지역 지정에 대해 논의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광주지역의 분양가 폭등세가 전체 아파트 가격의 상승을 부채질하는 부작용을 불러올 공산이 크다고 지적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가가 올라가면 주변 집값도 따라 오르는 연쇄작용이 우려된다”며 “특히 분양가 폭등에 따라 서민들의 내집 마련의 꿈이 더 어려워질 수 있어 일정 수준의 관리는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