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보일러사업부 우협에 GE 선정…재무개선 작업 순항?

이연호 기자I 2016.05.10 17:24:29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벌이고 있는 두산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두산건설(011160)의 배열회수보일러(HRSG)사업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이 선정되면서 두산의 자산 유동화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두산그룹은 연초부터 알짜 자산인 한국항공우주(KAI) 지분,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사업부, 두산DST 등을 매각한데 이어 건설 HRSG 사업부까지 팔게 되면 약 2조4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돼 유동성에 한결 숨통이 틔일 전망이다.

◇두산건설 `알짜` 발전사업부 GE에 팔기로

10일 투자은행(IB)업계 등에 따르면 두산그룹 지주회사인 (주)두산과 두산건설은 두산건설 HRSG사업부 매각 본입찰에 참여한 GE와 모건스탠리 프라이빗에쿼티(MS PE) 가운데 GE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이사회를 열어 이를 확정했다. 두산건설은 이와 관련 이날 공시를 통해 GE에 자사와 해외계열사 두산비나의 HRSG 사업부문을 3000억원에 양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작년말 프랑스 알스톰을 인수하면서 HRSG와 함께 가스복합화력발전소의 3대 핵심설비로 꼽히는 가스터빈과 증기터빈 제조역량을 확보한 GE는 이로써 해당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할 수 있게 됐다.

HRSG는 복합화력발전소에서 가스터빈이 방출하는 고온의 배기가스 에너지를 회수해 전기를 생산하는 핵심 설비로 두산건설 HRSG 사업부는 이를 제작·공급하는 사업을 영위한다. 지난해 두산건설이 1697억원의 영업손실을 거두는 와중에도 HRSG사업부는 120억원의 흑자를 냈을 정도로 두산건설의 알짜 사업부다. HRSG 사업부는 원래 두산중공업의 사업부였으나 그룹 차원에서 경영난에 빠진 두산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3년 두산건설에 현물출자 방식으로 넘겼다. 하지만 건설업 업황 악화로 재무구조가 나빠지면서 두산건설은 수익을 내는 HRSG사업부를 외부에 매각하는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차입금 상환 `한숨`…수익기반 약화 우려

두산건설은 매각대금을 우선적으로 차입금 상환에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 1분기 말 기준으로 두산건설의 올해 만기 도래하는 시장성 차입금규모는 2300억원으로 연내 차입금 상환 부담은 해소될 전망이다. 1분기말 기준 1조751억원이었던 순차입금 규모도 지난 3월 말 매각을 결정한 레저사업 계열사 두산큐벡스 지분(77.8%) 매각 대금(1080억원)에다 두산건설 HRSG 매각 금액까지 반영하면 약 7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두산건설 입장에서는 흑자 사업부를 처분함으로써 주요 수익 기반 하나를 잃을 수 밖에 없다. HRSG사업부는 지난해 2311억원의 매출로 회사 전체 매출의 13.3%를 담당해 규모는 작지만 120억원의 흑자를 낸 사업부다. 두산건설에선 토목환경BG(155억원)와 함께 흑자를 낸 유이한 사업부다. 이에 대해 두산건설 관계자는 “HRSG 사업부가 수익을 내는 사업부이긴 하지만 매각을 한다고 수익성을 우려할 바는 아니다”며 “시기가 바뀌면 다른 사업이 잘 돼서 알짜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두산건설 HRSG 사업부 매각을 통해 두산그룹은 유동성 위기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효과를 거두면서 연료전지와 면세점 사업 등 신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앞서 지난 1월 두산그룹은 DIP홀딩스가 보유중이던 KAI 지분 4.99% 전량을 3046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지난달엔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사업부를 MBK파트너스에 1조1308억원에 팔았다. 방산업체 두산DST도 한화테크윈에 6950억원에 매각했다.



▶ 관련기사 ◀
☞두산건설, GE에 보일러사업부 매각 결정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